*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이제 아이가 말문이 트이려나 봐요.
하루종일 옹알옹알 거리는 걸 보면 너무 귀여워요.
저러다 제대로 말하기 시작하면 얼마나 이쁠까 설레기도 하고요.
문제는 아이가 부쩍 짜증이 많아졌어요.
다른 짜증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걸 표현 못해서 하는 짜증 같아요.
손으로 뭘 가리키고 뭐라 뭐라 하다가 잘 안되는지 울기도 하고 물건을 던지기도 해요.
이제 원하는 건 너무 명확해졌는데 표현이 안되니까 짜증이 나나 봐요.
저도 바로바로 해주고 싶은데 솔직히 못 알아들을 때가 많아서 답답해요.
차라리 예전처럼 손이나 눈으로 말해주면 좋은데 자꾸 말로 표현하니까 더 어려워요.
그러면 아이는 답답해서 울고 짜증을 내네요.
하루종일 짜증 받아주니까 저도 힘들고요.
혹시 말문 트이기 전 다 이런가요?
지금이 딱 인지가 발달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도 많아지고 확실해지며 또 뜻대로 다 표현이 되지 않으니 답답한 시기이지요.
또 한편으론 아이들이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니 그것을 차차 배워감에 있어서 언어능력뿐만 아닌 자기 효능감과 독립심 또한 자라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아이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부모님의 민감성이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첫째로는 정말 아이가 표현을 못해서 답답한 것인지 알아봐야 해요. 다른 불편함이 있는데 엄마의 지레짐작으로 넘어가버린다면 아이는 더 짜증을 내게 됩니다. 아이의 현재 상태를 한번 살펴보시고 아이가 피곤하거나 배고프거나 졸린 상태이진 않은지 너무 신나는 일이 많은 흥분한 상태인지는 않은지 현재 환경 속 감각적으로 예민하거나 불편한 것이 있지는 않은지 등등 고려하시고 아이가 짜증을 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가 신체의 불편함 때문인지 또는 언어를 표현의 어려움에서 나오는 답답함인지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만약 신체적 또는 감각적 불편함에서 오는 마음이 크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 주시는 것이 우선일 것이고요, 반대로 아이가 표현이 어려워 답답해하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현재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와 마음이 무엇인지 부모님께서 여러 단서(몸짓, 표정, 시선, 상황, 관심사 등)를 동원해 파악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추측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아이가 표현할 수 있을만한 간단한 표현으로 들려주세요.
"잘 안 열려?"
"00 이가 하고 싶었어?"
"파란색이 갖고 싶었구나"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공감받고 인정받는다 느껴지면 고개를 끄덕이며 감정이 조금씩 진정되는 것을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정확한 표현을 듣고 배우며 차차 자신도 따라 해보고 표현해 볼 수 있게 될 거예요.
무엇보다 부모가 먼저 평안한 말투와 감정을 유지하며 소통해 주시면 그 평정심이 아이에게도 전이가 됩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의 한 부분씩 적용해 나가시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표현도 인지도 확장되어 있을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