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다들 아들은 물리공격 딸은 정신공격이라고 하던데 요즘 그 말이 와닿아요.
물론 저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 저에게 그런 모습을 많이 보이는 것이겠지만 4살 딸이 저에게만 짜증을 내요.
남편은 아이를 혼내지 않고 딸이라고 이뻐해서 그런지 아빠한테는 쪼르르 달려가 애교도 잘 부리고 아빠 말도 잘 듣는 것 같은데 제 말은 무시하기 일쑤예요.
무슨 말만 하면 토라져서 등 돌리고 가버리고 울고 떼쓰고 정말 요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네요.
더 서운한 건 아빠나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는 세상 예쁜 딸이고 손녀예요. 당연히 아빠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지 말라는 것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겠지만 거기서는 암말 안 하고 다 쌓아뒀다가 결국 저한테 쏟아내요.
감정 쓰레기통 같다는 생각이 요즘 너무 들어서 힘드네요.
딸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아이가 엄마에게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짜증을 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엄마와 유대감이 깊고 엄마를 편안한 존재로 인식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의 그런 행동이 엄마를 힘들게 하는 건 분명해요. 그래서 엄마도 아이에게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전달할 필요가 있어요.
"엄마는 네가 악 쓸 때 마음이 아파"
"엄마는 네가 엄마를 때릴 때 화가 나"
이렇게 아이의 행동에 대한 엄마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처음에는 아이가 이 말조차 듣기 싫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엄마의 행동이 반복되면 아이도 엄마가 기분이 안 좋을 때 엄마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아이의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엄마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그렇게 장난감을 던지면 누가 맞을 수도 있고 장난감도 고장 날 수 있어서 그러면 안돼. 살살 놓거나 정리함에 넣으면 엄마가 안심이 될 것 같아"
물론 아이의 토라진 감정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겠죠.
아이의 마음을 풀어주려면 일단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게 중요해요.
"엄마한테 화났구나, 왜 그런지 말해줄 수 있겠니?"
이렇게 물어보면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아이가 말을 안 하면
"엄마가 혹시 실수한 게 있으면 미안해. 다음엔 더 잘할게."
이렇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하거나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주면서 아이의 마음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당연히 너무 힘든 일이지만 아이의 짜증에 참기 힘들더라도 서운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처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운한 마음에 엄마의 감정이 폭발한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면 아이는 더욱 엄마와 건전한 대화를 하기 싫어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