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를 훈육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고민이 생겼어요.
제가 어떤 건 된다고 하고 어떤 건 안된다고 하고 어떤 때는 같은 것도 된다고 했다가 어떤 때는 또 안된다고 하니 아이가 제 눈치를 보고 하나하나 허락을 받기 시작했거든요.
저는 여유가 있다면 최대한 아이의 놀이를 받아주려 해요.
예를 들어 계란을 깨서 반죽을 해보고 싶다 말하면 주방용기에 계란도 같이 깨보고 밀가루도 넣어보곤 하죠.
그런데 시간이 없거나 제가 힘들 때에는 철저하게 제한하게 돼요.
"이건 요리하는 것이라서 00이가 노는 것이 아니야!" 하면서요.
그런데 매사 이런식이다 보니 아기 입장에서는 헷갈려 하는 것이 보이고 매사에 눈치를 보면서 허락을 구해요.
"엄마 로션 얼굴에도 발라도 돼?"
"엄마 그릇에 숟가락 통통통 쳐도 돼?"
"이건 빨리빨리 하면 안돼 천천히 해야돼지~?"
자꾸 이런 모습을 보니 제 훈육 방식의 부족함만 보이고 아이에게 미안해요.
어떻게하면 훈육의 일관성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아이와 소통이 가능해지고 같이 재미있는 놀이를 하게 되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지만 아직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상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인지 능력 등이 미흡하다보니 매번 제지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지요.
그 과정에서 훈육의 범위까지 혼란스럽게 여겨지신 것 같아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되고 더불어 아이에게 안정감있는 경계를 잘 제공하고자 고민하시는 것 같아 응원 드리고 싶어요.
우선 모든 일상에서 명확한 상황과 여건을 만들 수는 없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같은 것을 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는 여유가 있기에 받아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당연히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너무 모든 것을 자로 잰 듯이 기준을 나누지 못한다는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아이가 일상 엄마의 생활을 놀잇감으로 여기고 참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에 제한이 어려우신 것 같아요. . 사실 아이가 일상에 참여하며 도움을 주고 놀이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자기가 맘껏 할 수 있는 놀이로 연결해주는 것이 더 안전하고 자율성을 가지지 좋거든요.
엄마가 요리할 때 음식을 하고 싶어한다면 엄마가 하는 것을 직접 제공하지 마시고
“옆에서 너도 너의 재료로 놀이해봐” 라고 제안하시면서 주방 옆에서 점토로 음식을 만들거나 밀가루 반죽으로 조물조물 엄마 따라하기, 말랑한 채소 제공하고 아이가 놀고 있게 하기와 같이 자신의 놀이 속에서 자율성과 유능감을 갖도록 도와주시면 더 좋습니다.
즉 아이가 원할 때 여유가 있다고 다 허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엄마의 영역은 지키며 아이가 가능한 것을 제공하시는 것이 좋아요.
또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면 아이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나가야 해서 딱 두번만 할 수 있어.”라고 명확하게 경계를 알려주시는 것이 아이에게 더 안정감이 생겨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은 어머님께서 훈육의 범위를 잘 정하지 못한 탓과는 별개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여겨지기도 해요. 이 모습이 꼭 단점이거나 고쳐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만약 아이가 자주 물어본다면 그만큼 엄마를 잘 살피고 신경쓰는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많거든요.
혹은 엄마와 대화하며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많을 수도 있고요. 그러나 너무 훈육과 단정짓지는 마시되 대신 일상중에 아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너무 통제하는 부분이 많지는 않은지(엄마의 염려 등으로 인해), 반대로 아이와 마음껏 놀이하는 자유로운 놀이시간은 잘 보장되어 있는지(제한 없이, 안전하게) 이번 기회를 통해 같이 점검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더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아이도 안전한 어머님의 틀 안에서 잘 성장하고 있고요. 그러니 제안드린 내용 먼저 적용을 꾸준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