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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둘 무자녀. 시어머니가 정신병 걸리겠다네요

by 곰아빠

*상담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저는 올해 42살이고 남편은 8살 연하예요.

결혼할 때도 참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스터디 모임에서 만난 남편을 저에게 계속 구애를 했고 저는 나이 차이도 있고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계속 거절을 하다가 결국 만나게 되었어요.


결국 결혼까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시댁의 반대는 정말 강했어요.

그래도 계속 저희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고 남편도 중간에서 참 고생하며 역할을 잘해서 결국 축복 속에 제 나이 39살에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결혼하고 나서 행복했어요. 시어머니도 마음을 열고 잘해주시고 남편과도 잘 지냈어요.


어느 날부터 특히 시어머니가 손주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아무래도 제 나이가 걸리셨는지 빨리 아이를 낳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어요.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남편은 중소기업에서 이제 겨우 대리 달았고 저는 이것저것 부업을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수입이 그렇게 넉넉하지가 않아요.


아이에게 들어갈 비용도 만만찮은데 혹시 외벌이라도 되면 정말 답이 없게 느껴져요.

그런 부담이 있어서인지 나름 1년 정도 시도를 해봤는데 임신이 되지는 않았어요.


얼마 전에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모시고 한적하고 좋은 카페에 갔어요.


늘 그렇듯 근황 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떨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셨어요.


"성인 셋이서 이렇게 노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일 밥 먹고 카페 가고 이런 거 이제 재미가 없다. 손주가 없으니 정말 정신병 걸릴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을 다 손주 이야기하는데 나는 할 이야기가 없네"


좀 충격적이기도 했고 당황해서 아무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남편분과 대화를 나눠보시고 두 분의 입장을 정리해 보는 게 우선일 것 같아요.

자녀 없이 사는 것이 계획인지 혹은 자녀를 가질 계획인지 명확한 입장이 있어야겠죠.


자녀 없이 사는 것이 계획이라면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를 담담하게 말씀드리세요.

설득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통해 어떤 이유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말씀드리는 거죠.

두 분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입장임을 말씀드려 보세요.

이미 시어머니가 결혼에 대해 우려하던 입장을 성공적으로 바꾸게 만드신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어머니가 원하는 결론은 아니더라도 그 결정을 존중해 주실 가능성이 큽니다. 예전처럼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하는 분위기도 아니니까요.


만약 자녀를 가질 계획이시라면 두 가지로 나뉠 것입니다. 지금 어떻게든 가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거나 가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말씀하신 여러 상황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려운 경우겠지요.


전자의 경우라면 시어머니에 대한 걱정보다는 두 분이 자녀를 가질 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하시는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다 보면 소중한 생명이 찾아오겠지요.


후자라면 차라리 터놓고 말씀을 해보시는 게 좋아요. 금전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육아 관련 이유가 될 수도 있지요. 이미 자녀를 다 키운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지나 보면 별것 아닌 이유라도 현실을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정말 큰 이유가 될 수 있어요. 핑계가 아니라 정말 현실적인 문제가 가로막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세요. 어떤 제약이 있는지 그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문제인지.

시어머니께서는 분명 이해를 해주거나 필요한 도움을 주시려고 할 것이에요. 둘 중 어느 방향이라도 자녀를 가지는 데는 긍정적인 결과겠지요.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남편분이 중간 역할을 잘해준다는 것이에요. 사연에 쓰셨듯 지금까지 역할을 잘하셨다고 하니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꼭 직접 시어머니에게 말씀하실 필요가 없다는 것이에요.


시어머니가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하신 것도 맞고 지금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 당황스러우셨을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떤 결론이든 원하시는 방향이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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