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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를 써서 보여달라는 남편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남편 외벌이 중이고 저는 4살 아이를 가정보육중 입니다.


남편의 월급에서 대출 등을 제하고 나면 330만원 정도 남고 그걸로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월말쯤 경조사 등으로 돈이 조금 부족해지는 상황이 몇번 생겼는데 남편이 애 하나 키우는데 330만원이 부족한게 말이 안된다며 저에게 앞으로 지출 내역을 하나하나 알려달라는데요.

당연히 저는 허투루 돈 쓰는거 없고 아이 먹는 것, 체험하는 것에 지출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모임을 잘 나가는 것도 아니고 쇼핑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남편도 본인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 없다시피 합니다.


저는 당당하기 때문에 지출 내역 공유하는게 문제는 안되는데 남편의 말에 조금 상처를 받았어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재정 문제는 가정 내에서 매우 민감한 주제입니다. 특히 남편이 외벌이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죠. 알려주신 상황을 바탕으로 어떻게 대화를 진행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제안드려볼게요.


먼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여보, 최근에 우리가 경조사 등으로 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몇 번 있었잖아. 그럴 때마다 당신이 '애 하나 키우는데 330만원이 부족한 게 말이 안 된다'고 하니까, 나도 힘들고 상처를 받았어"라고 말해 보세요.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면 남편이 당신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현재의 재정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남편과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우리 대출과 고정 지출이 많아서, 월말에 경조사 등의 비용이 발생하면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어. 아이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출을 하고 있지만, 예기치 않은 지출이 생기면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라고 설명해보세요. 남편이 직장을 다니면서 가계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현재 재정 상태에 대해 알려드린다면 남편의 이해가 더 쉬울 수 있습니다.


또 무작정 남편의 요구에 기분 상해하지 마시고 지출 내역을 알고 싶어하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세요. "당신이 우리 집 재정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해. 그래서 내가 지출 내역을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어. 아이의 식사, 교육, 체험 활동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할게"라고 제안하면서,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면 남편이 안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제안 드리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함께 예산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입니다. 주신 상황을 봐서는 남편분이 아내분에게 전적으로 소비를 맡기는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 앞으로 매달 예산을 같이 짜고 소비를 조절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남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와 연결해서 단기적 계획이 아닌 미래 계획을 세워보세요. 앞으로 몇 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아이의 교육비나 가정의 재정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함께 계획해보세요. 서로 그리는 미래가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시간도 되고 그 목표를 위해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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