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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과 눈싸움하는 아기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이제 9~10개월 된 아기와 외출을 할때면 머뭇거리게 됩니다.


외출에 필요한 짐이 걱정되는 것도 아니고 아기랑 뭐할지 고민 되는 것도 아니에요.


문제는 아기가 사람들을 너무 빤히 쳐다본다는거에요.


원래 낯가림이 심했던 아기라 엄마 아빠 외 사람들 보이기만 해도 얼굴 파묻기 바쁜 아이였는데 갑자기 변했어요.


아기가 쳐다보면 처음에는 귀엽죠. 그런데 뚫어져라 오래오래 쳐다보는게 문제에요.


보는 제가 더 민망할만큼 그런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당황스럽겠어요.


상대를 가리지도 않아요. 어른은 물론이고 놀이터 같은데서 아기랑 엄마랑 무슨 눈싸움하듯 쳐다봐요.


처음에 볼때 귀엽다 안녕 해주다가도 아기가 끊임없이 쳐다보니까 민망해하고 그러더라고요.


심지어 뭐 옹알이를 하거나 웃지도않아요 교류하자는 목적이 아니라 빤히 쳐다보는게 목적이에요.


왜 이런걸까요?





아이가 빤히 쳐다보는 행동은 낯가림의 연장선일 수도 있고, 호기심이나 탐색의 표현일 수도 있어요. 아직 말을 못하는 아기들은 눈으로 세상을 배우고, 정보를 얻으려고 해요. 특히 9개월 정도면 주변에 대한 인지 능력이 발달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 아직 완전히 낯가림이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낯선 사람이나 환경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감을 느끼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9개월 아기는 애착 대상 (주로 엄마)과의 분리 불안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엄마와 떨어져 낯선 공간에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빤히 쳐다보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른 아기들 엄마나 아기를 빤히 쳐다보는 건, 낯선 환경에 대한 경계심과 동시에 호기심이 발동해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낯가림이 심했던 아이일수록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놀이터라는 환경에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다른 아기들을 빤히 쳐다보는 것은 함께 놀고 싶다는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성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기는 서툴게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아기가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낯선 환경에 대한 감각적인 자극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놀이터의 시끄러운 소리, 화려한 색감, 다양한 냄새 등이 아기에게는 과도한 자극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자극은 아기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증가시켜 빤히 쳐다보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때 억지로 시선을 돌리거나 야단치기보다는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엄마가 옆에서 안심시켜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다른 아기를 쳐다볼 때 "저 친구 예쁘네~", "저 친구는 뭘 하고 있나 궁금하구나~"와 같이 말해주면서 아이의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이죠.


아기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지금은 낯선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행동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수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시고, 아기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엄마의 사랑과 지지가 있다면 아기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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