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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못한게 한이 되어서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 것에 한이 많아요.

어릴때 엄마 아빠따라 외국에서 살아서 자연스레 영어하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어요.

남편도 저랑 똑같은 생각이어서 아이만큼은 영어 자연스럽게 잘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얼마전에 여햄으로 괌을 다녀왔는데 여유롭고 날씨도 좋고 참 좋았는데 미국이랑 똑같은 교육과정이라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기러기여도 괜찮으니 3년 정도 괌에서 아이 교육 시키는 건 어떠냐고 하던데...

저도 솔직히 조금 혹하기는 하는데 진짜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이 됩니다.




어릴 적 영어 때문에 겪으셨던 아쉬움과 아이에게만큼은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남편분과 같은 뜻을 가지고 계시고, 괌 여행에서 좋은 인상을 받으신 후 진지하게 교육 이주까지 고려하게 되신 상황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큰 결심 앞에서 여러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괌에서 3년 동안 아이 교육을 고려하시는 이 방안은 분명 아이의 영어 능력 향상에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괌이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는 점은 영어 몰입 환경과 미국식 교육 경험이라는 큰 장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가족의 형태 변화, 아이의 적응, 재정적 부담 등 여러 가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괌 교육의 잠재적 장점


완벽한 영어 몰입 환경: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대화, 방과 후 활동, 마트나 식당 등 일상생활 전체가 영어로 이루어집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경험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영어 습득 환경이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노출된다면 듣기, 말하기 능력은 물론 영어로 생각하는 능력까지 자연스럽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식 교육 과정 경험: 괌의 학교들이 미국 본토의 교육 과정을 따른다면, 한국과는 다른 교육 방식과 커리큘럼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입식 교육보다는 토론, 발표,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이 많을 수 있으며, 이는 아이의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과목 선택 기회나 특별 활동 참여 기회도 한국과는 다를 수 있고요.


국제적인 시야 및 문화 경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교류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괌 현지의 문화도 접하면서 아이의 시야가 넓어지고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비교적 여유로운 환경: 괌은 한국의 대도시나 미국 본토의 경쟁적인 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학업 스트레스에 덜 시달리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일 수 있습니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점들


가족 분리 (기러기 아빠/엄마 생활)로 인한 영향: 남편분께서 기러기 생활을 감수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이는 아이와 한국에 남는 부모, 그리고 괌에 가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 모두에게 상당한 심리적, 정서적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부모 중 한 명과의 물리적 거리가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이나 애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나이일수록 부모의 존재가 중요한데, 한쪽 부모의 부재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거나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남겨진 부모의 어려움: 한국에 남는 남편분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과 함께, 아이의 교육이나 일상생활에 대한 걱정을 안고 지내야 합니다. 경제적인 부담 외에도 심리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함께 가는 부모의 어려움: 괌에 가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님(아마 어머님이 되시겠지요)은 낯선 환경에서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책임지는 동시에, 본인의 사회생활이나 경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 고립감, 육아 및 살림에 대한 부담감 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가족 관계의 변화: 떨어져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 가족 간의 소통 방식이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부부 관계나 부모-자녀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적응 문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아이의 적응력은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언어 장벽: 처음에는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수업 내용을 따라가거나 친구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나 또래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화적 차이: 한국과는 다른 학교 문화, 생활 방식, 친구들의 문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향수병 및 외로움: 한국의 친구들이나 가족, 익숙한 환경이 그리워 향수병을 앓거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학업 적응: 미국식 교육 방식이나 평가 방식이 한국과 달라 학업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면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립 사립에 따라 다르지만 학비도 만만치 않고 주거비와 렌트비 등도 부담됩니다. 거기에 의료비나 보험료 그리고 괌의 높은 물가를 고려하면 부담하셔야 하는 비용이 정말 큽니다. 대략적으로 계산을 해봐도 월 800~ 1,000만원의 비용이 예상됩니다.




괌 유학의 장점과 단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남편분과 그리고 아이와 신중하게 고려하셔서 실행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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