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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훈육이 아이의 틱 증상으로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가 마음이 여린 편이라 키우는데 힘들지 않았어요.

주변 눈치도 잘 살피고 그런 아이였어요.


얼마전에 키즈카페에서 친구들이랑 노는데 공을 잡으려다가 팔을 크게 휘둘러서 어린 친구를 쳤어요.


어린 친구는 좀 아파하기는 했지만 울지는 않았고 그쪽 엄마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훈육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아이에게 같이 노는 공간에서 그렇게 동작을 크게 하면 누군가 다칠 수 있다, 사과는 해야한다 이야기 해줬어요.


아이도 고의는 아니어서 놀랐는지 제 이야기를 고분고분 들었는데..사과하기를 어려워하더라고요.

꽤 긴 시간 설득해서 결국 사과하게 시켰는데요.. 제가 약간 강제로 시킨 감도 있고요.


놀랐는지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 날 친구들이랑 더 놀지는 않더라고요.


다음날이 되었는데 아이가 팔 휘두르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며칠 동안 똑같은 행동을 무의적으로 반복해요.


이거 틱장애가 온것 같은데..맞을까요..?

혹시 제가 강제로 사과 시켜서 아이 정서에 충격이 온걸까요?


아이가 여린 마음의 소유자라는 걸 제가 당시 순간적으로 잊고 상처를 준 것 같아요.





아이가 얼마나 여리고 섬세한지, 그리고 엄마가 그 마음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정말 느껴졌어요.


먼저 아이의 틱,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어요 아이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끼면, 일시적으로 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특히 감정적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 "나도 모르게 친구를 아프게 했다", "엄마가 사과를 시켰다" 같은 상황은 섬세한 아이에겐 생각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이런 "스트레스성 틱"은 일시적이에요.

아이가 다시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면 서서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이렇게 해주세요

1) 아이를 절대 다그치지 않기

2) 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기 ("그만해", "왜 그래?" 같은 말은 금지)

3) 그냥 "괜찮아, 엄마는 너를 그대로 사랑해" 라는 메시지만 주기

4) 아이가 편안하게 놀고 쉬도록 환경 만들어주기

5)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놀이, 그림, 이야기 듣기 등)으로 감정 풀어주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아이는 “엄마가 나를 믿고 있구나”를 느끼면 훨씬 빠르게 회복해요.)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틱이 2달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잠, 식사, 놀이)에 지장을 줄 정도로 강해질 때입니다. 그럴 땐 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가볍게 상담 받아보면 좋아요.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아이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를 알아보는 가벼운 방문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마지막으로 엄마도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사과를 가르친 것도,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걸 도와준 것도, 모두 엄마가 아이를 정말 사랑해서 한 일이에요.

완벽한 대응은 세상에 없어요.


"그때 최선을 다했어."


그걸로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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