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3살 아이가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편식이 심한데요.
특이하게 흰색 음식만 먹어요. 밥이라든지 사골이라든지, 두부라든지, 그릭요거트 같은거요.
그러다보니 채소나 고기 섭취가 거의 없는데요..
기껏해야 닭고기에 팽이 버섯 정도에요..
기껏 정성스럽게 만들어줘도 대부분 안먹는다 그러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지쳐요.
영양 불균형도 걱정되지만 혹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건가 걱정도 됩니다.
아이의 흰색 음식만 선호하는 식습관은 꽤 독특하지만, 의외로 드물지 않은 현상이에요.
이를 "Food Neophobia (음식 신경증)" 또는 "Selective Eating (선택적 식습관)"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색깔에 대한 선호가 강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특정 색깔의 음식만 먹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감각 민감성(Sensory Sensitivity)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특정 색깔, 질감,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흰색 음식은 일반적으로 향이 강하지 않고 질감이 부드러워서 아이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요.
둘째, 안전감(Safety & Familiarity)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데, 흰색 음식은 시각적으로 자극이 적고, '안전한 음식'이라고 인식할 수 있어요.
셋째, 발달적 이유로 특정 시기에는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고 익숙한 음식만 먹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생존 본능이에요.
넷째, 드물지만 감각 처리 문제(Sensory Processing Disorder, SPD)가 있을 경우, 특정 색이나 질감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음식에 색을 추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익숙한 흰색 음식에 살짝 다른 색을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밥에 당근 가루를 아주 소량 섞는다든지, 그릭요거트에 블루베리 소스를 아주 약간 추가하는 식으로요.
"오늘은 흰색 요거트에 보라색 점을 찍어볼까?"처럼 놀이처럼 시도해보면 좋습니다.
두 번째로, 놀이와 결합해보세요. 음식 색깔 맞추기 놀이, 채소 색칠하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색깔을 친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동화책이나 영상을 활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양한 색의 음식을 먹는 캐릭터가 나오는 동화책이나 영상을 보여주면 흥미가 생길 수 있어요.
네 번째로, 함께 요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직접 만지고 요리하면 관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근 주스를 직접 짜보거나, 브로콜리를 찌는 과정을 도와주는 식으로요.
마지막으로, 너무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먹지 않더라도 시도했다는 자체에 칭찬해 주세요. 압박감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혹시 체크해봐야 할 부분들도 있습니다.
만약 극도로 식사를 거부하거나, 식사 시간이 너무 힘들어지고, 체중 감소나 발달 지연이 보인다면 소아과 전문의나 발달 전문가와 상담을 추천드립니다.
색깔 편식이 감각 문제인지, 혹은 심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평가를 받아보면 좋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오셨고, 아이가 점차 색깔과 질감에 익숙해지도록 천천히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지치지 않으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