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3살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날때 조금 아파서 고생을 하긴 했어요. 지금은 아주 건강하고요.
그래도 저는 그떄의 기억도 있고 아이 건강에 조금 유난이라 무조건 아이 먹는건 좋은 재료 사서 제가 직접 요리를 하거나 유기농 좋은 등급 식품 파는 곳만 즐겨찾기해서 사는데요.
남편은 생활비도 넉넉치 않고 이만하면 아이 먹는 것 너무 신경 안써도 된다면서 이제 저희 쿠팡에서 먹을 거 주문할때 대충 같이 사라고 하더라고요.
가격 저렴하고 외국산 섞여도 괜찮다면서..
저는 아직은 더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데..남편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
아이가 태어날 때 아팠던 경험이 있는 엄마로서, 지금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여전히 그때의 불안함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그 모든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좋은 재료, 믿을 수 있는 유기농 식품, 안정성이 검증된 브랜드에 마음이 가는 거고, 가능하면 내 손으로 직접 요리해서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몰라주는 듯한 남편의 반응은 참 속상합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아이 건강쯤은 그만 신경 써도 된다"는 식으로 들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남편도 단순히 아이 건강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부담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앞섰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죠.
그래서 이럴 때는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는 진심을 담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고집하는 건, 아이가 예전에 아팠던 기억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야. 그때의 불안함이 여전히 마음을 잡고 있어서, 지금 건강하게 잘 자라는 모습이 고맙고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걱정이 계속 남아 있어. 그래서 지금은 가능한 한 좋은 걸 먹이고 싶은 마음이야"
이렇게 말해보는 겁니다.
남편이 내 고집을 ‘비효율’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사랑과 불안의 표현’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와 동시에, 너무 한 쪽 입장만 내세우지 않도록 현실적인 타협안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도 당신 말처럼 예산이 중요한 거 알아. 그래서 일부 재료는 쿠팡에서 살게. 대신 아이가 매일 먹는 고기나 과일 같은 것만 내가 따로 신경 써서 골라볼게. 그렇게 하면 비용도 줄이고, 나도 마음이 편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남편도 이해받는 기분이 들고, 동시에 아내의 입장도 존중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사실 부부가 아이를 함께 키우면서 겪는 갈등의 대부분은 서로의 ‘걱정’이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는 데서 생깁니다. 남편은 ‘재정’을 걱정하고, 아내는 ‘건강’을 걱정하는 겁니다. 두 걱정 모두 중요한 것이기에,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지 말고, 그 중간 지점을 찾아가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남편을 설득하려 할 때는 “왜 이렇게 생각하느냐”보다 “왜 이렇게 느끼는지”를 먼저 말해보세요. 감정을 공유하는 대화는 논리로 싸우는 대화보다 훨씬 깊은 공감과 이해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이해 위에서 함께 고민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 아이에게도, 부부 사이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