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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Mar 30. 2021

나의 '대중성' 점수는?

초보 유튜버의 고민


"넌 유튜브 해야해"


이런말을 종종 들어왔는데 용기는 없었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올리면서 유튜버가 되었다.



첫 영상을 올린 지 2주가 되었는데 구독자가 70명을 넘겼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구독자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구독’ 하나, ‘좋아요’ 하나.


도전을 하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 1년도 넘게 오래 고민한 이유는 “사람들이 내 콘텐츠를 봐 줄까?”라는 아주 근본적인 물음 때문이었다.


일기로 남기지 않고 온라인에 공개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콘텐츠를 봐주고, 다음 콘텐츠를 기다리는 이들이 없다면 유튜브를 하는 게 무의미해진다.  


그렇다면 이왕 유튜브를 시작한다면 조회 수를 높일 수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인기 있는 콘텐츠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동안 봐온 유튜브 콘텐츠 경력을 종합하자면 조회수가 높은 소재는 동물, 음식, 음악, 스타. 이 정도로 범위가 좁혀진다.


일단 나는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 of 일반인이다. 강아지와 놀고, 크로플을 만들고, 노래를 불러 조회 수를 높여야 한다. 문제는 그 모습을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까 하는 것이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동안 결론은 ‘재미’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스타이든 일반인이든 영상에서 어떤 끌림을 느껴 자꾸 보고 싶고 기다려진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물론, 제목에 요즘 화제가 되는 키워드를 넣는다거나 ‘낚시질’을 하는 썸네일을 넣는 등 스킬이 필요하겠지만 유튜브의 시청자는 전세계인이니 내 취향과 비슷한 누구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지인들에게 일일이 소식을 전하니, 다들 구독을 하겠다면 영상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막상 확인해본 구독자 수/조회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 말로만 인사치레를 한 것인가 싶다.


직접 발로 뛰어 사람들을 만나며 물건을 파는 영업인(?), 보도자료를 보내면서 기사로 써달라는 홍보인(?)의 노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좌절감이 좀 있었다.



두 번째 영상은 일부러 ‘예약’ 기능을 활용해 올려봤다. 첫 번째 영상의 아쉬운 점이었던 글씨체도 바꿔보고 구성도 신경 썼다.


그런데 웬걸. 첫 번째 영상보다 보는 사람이 너무나 적다. 제목도 영상의 중심 내용을 담아 길게 설정하고, 해시태그도 덧붙였는데 몇 시간째 조회 수가 그대로다.


친구 말로는 유튜브 채널 개설 2주일 만에 나 정도의 구독자를 모으는 것도 어렵다는데, 내가 유튜버를 너무 만만하게 봤나 싶어 반성했다.


관심 받으려고 용기를 내는 것도 쉽지 않지만 실제로 관심을 받는 건 정말 쉽지가 않구나.


아침에 일어나면 시청률부터 확인할 정도라는 방송국 PD들의 고뇌가 얼마나 깊은 것일지 새삼 공감이 됐다.


실제로 드라마 PD를 준비했을 때 기획안을 쓰면서 항상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재미있어 할까’를 고민했다. 또 누군가에게 밥 먹었냐는 인사를 하듯 ‘요즘 뭐가 재밌냐’고 자주 물으며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했다.


그 과정을 겪으며 내가 느낀 것은 답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대중성이 짙은 사람이냐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대중성은 상대적인 것이거니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해내 콘텐츠로 만든다고 해서 인기를 보장할 수도 없다.


그냥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내면 그뿐이다.


그걸 남들이 좋아해주면 잘 된 거고, 혹여나 반응이 저조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또 다른 콘텐츠에 도전하면 되니까.


요새 핫한 ‘조선구마사’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은 작품이 얼마나 완성도 있냐는 ‘내재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운으로 대표되는 ‘외재적 요소’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감독, 작가, 출연진이 아무리 빵빵해도 ‘역사 왜곡’이나 배우의 ‘학폭’ ‘음주운전’ 등에 걸리면  그 작품은 안드로메다로 간다.   


그러니까 ‘너무 잘해야지’라고 완벽을 기한다고 해서 높은 관심을 얻는 것도 아니고,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고 아주 단순하게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소외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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