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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Oct 22. 2021

나를 뛰어넘어 보자는 약속

나를 위한 기회

연습할 때보다 실전에 결과가 잘 안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나는 연습한 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운 골 결정력에 스스로 화를 내곤 했다. 


한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가.


내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기회를 주곤 했다.


초등학생 때는 웅변학원을 찾았다. 하도 자기 표현을 못하니 부모님의 권유로 한 달인가 다녔는데 ‘이 연사~’로 대변되는 몇 가지 말투만 익혔을 뿐 말을 잘하게 되는 데 별 도움은 안됐던 것 같다. 


교내 합창단에서 활동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노래를 잘 못해도 가입할 수 있다고 해서 친구 따라 손을 들었는데 ‘알토’를 맡았다.


연습시간이 되면 담임 선생님이 “합창단원은 나와”라면서 수업에서 예외를 시켜주셨는데 그렇게 다른 친구들과 구별되는 소속감이 좋았다.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 묻혀 ‘프리라이더’로 지내다 대회에서 한번 된통 당했다. ‘숲속을 걸어요’라는 동요를 세 명이서 부르는데, 가래가 끼는 바람에 목소리가 안 나와서 립싱크를 했다. 좋지 않은 기억이었다. 


대학에 입학을 한 후 나를 바꿔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조원들과 피피티 발표를 하는 활동이 있으면 내가 발표를 하겠다고 나섰다. 물론 자신이 있진 않았다. 그렇지만 잘 못하는 걸 자꾸 해봐야 좋아지니까 용기를 낸 거다. 학과 학술제에서 열리는 찬반 토론에도 참여했다. 


발표자는 여러 능력을 갖춰야 한다. 피피티의 내용을 숙지하고, 남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꿔 말하는 것.


청자가 발표를 지루하게 듣지 않도록 소통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호기심을 끄는 질문도 하고 중간 중간 분위기를 파악해 적절한 농담과 화젯거리로 이야기를 이끌어야 한다.


롤모델이 필요해서 강연 영상도 찾아보고 유명인이 강연을 하러 학교에 온다고 하면 들으러 다녔다. 그들을 관찰해보니 말 잘하는 비결은 딱 하나였다. 


‘여유’


어떠한 변수에도 당황하지 않는 저 여유로움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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