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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Aug 02. 2020

나도 한번 '싹쓰리'가 되어보자!

내 안의 리듬을 찾아서 TRACK 05


이번주엔 댄스 학원에서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의 안무를 배웠다. 수업을 들어서였기도 하지만 요즘 이 노래에 꽂혀있다. 노래 전주만 들어도 몸이 들썩이고 깡충깡충 뛰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그만큼 다시 여기 바닷가에는 없던 춤DNA도 날뛰게 하는 흥겨운 리듬이 있다.


이 곡은 린다G와 지코가 글을 쓰고 이상순이 멜로디를 만들었다(부부가 한 곡을 같이 만들고 함께 녹음을 했다는 건 부럽다). 최근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뉴트로와 부캐릭터 열풍을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시의성도 함께 잡았다. 지난해 연말, 유재석이 유산슬로 사랑을 받아 MBC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때처럼 베태랑들이 모여 결성한 신인그룹이라는 독창성이 돋보인다.


싹쓰리는 다시 여기 바닷가로 1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했다.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이어 2관왕이다. 유재석-이효리-비라는 특급 조합에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의 유명세가 워낙 커서 영향을 받은 것도 있겠지만, 노래 자체만 봤을 때에도 분명 흥행요소는 많다.


눈빛과 몸짓, 여유 등 무대매너는 이미 프로인 멤버들이 신인그룹이라고 소개될 때 시청자들은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새로운 차원의 재미를 느낀다. 특히나 이들은 멤버 전원이 ‘대상’ 수상자인 동시에 기혼이고, 남자 멤버 두 명은 각각 두 아이의 아빠라는 특이점이 있다.


제작진은 가요계 멸종 위기에 처한 '혼성 댄스 그룹'을 부활시킨다는 야심 찬 기획을 내놨고, 패션부터 멜로디, 안무, 뮤직비디오까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설정으로 뒤바꿨다. 춤, 끼, 예능감까지 대체 불가 아이콘 이효리부터, 20년째 녹슬지 않는 열정과 실력으로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비, 가수 선배들과 간극을 메우기 위해 남들이 쉴 때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유재석까지. 20년 차 넘는 베테랑 가수와 MC는 쉼 없이 땀을 흘리며 안무를 연습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녹음에 임한다.


싹쓰리 덕에 ‘여름은 댄스’라는 공식이 되살아났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쿨, 코요태 등 혼성그룹이 낸 댄스곡이 장악했던 여름 가요계는 혼성그룹이 줄면서 확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계절이 무색하게 발라드가 음원차트를 장악하기도 했다. 윤민수가 장혜진과 함께 부른 '술이 문제야'는 가온차트 기준 2019년 7월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긴 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벤의 '헤어져줘서 고마워', 송하예의 '니소식' 등도 상위 5위에 들었다. 2018년 이전에는 걸그룹이 음원 강자로 활약했다. 레드벨벳 '빨간 맛'(2017년 7월), 블랙핑크 '뚜두뚜두'(2018년 7월), 트와이스 '댄스 더 나잇 어웨이'(2018년 7월)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곡 자체만 놓고 봤을 때 리듬감이 대중적이고 멜로디가 주는 느낌이 시원하다는 게 장점이다. 전주에서는 유두래곤의 랩이 인상적이다. 그룹 태사자의 ‘도’에 나오는 “태사자 인더 하우스”를 본떠 만든 “싹쓰리 인더 하우스”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 특유의 감수성과 매력을 상징한다. 아마 도를 만든 이들도 이 도입부를 ‘표절’로 여기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적당히 높은 음역대도 듣기에 좋다. 멜로디가 노래방에서 부르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헤드폰 낀 이효리,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거는 비외에도 두건, 형광패션, 링귀걸이 색안경 등 패션 소재들도 레트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세 사람이 국민가수이고 MC인 이유 중 하나는 목소리가 대중적이고 익숙해서 라는 걸 실감했다.


안무를 실제로 춰보니 방송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생각보다 격했다.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소모가 큰데 웃으면서 가볍게 춰야하는 게 포인트였다. 가사를 형상화한 동작이 많고 왼쪽으로 한번 췄으면 오른쪽으로 한번 추는 대칭적인 동작이 대부분이라 다행이었다. 폴짝폴짝 뛰는 동작이 많은 건 유재석이 그걸 잘해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후렴구에서 팔꿈치를 들며뒷 걸음질치는 안무는 은근 헛갈린다. 왼쪽을 볼 때 왼팔을 들고 오른쪽을 볼 때 오른팔을 드는 단순한 동작임에도 팔과 다리가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우왕좌왕했다. “별이 되었다고”라는 마무리 부분은 별을 그리는 재미가 있다.


이상기후인지 8월 초인데도 장마가 계속되는 바람에 싹쓰리처럼 맑은 하늘 바닷가를 즐기긴 어렵게 됐지만, 그래도 다시 여기 바닷가 덕에 마음으로나마 바캉스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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