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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Feb 14. 2021

2월 14일/1.72km, 15분 달리기

다시, 운동!

2년 전의 다이어트 성공으로 나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샐러드만 먹다가 일반식을 다시 먹게 되었을 때, 원래는 작아서 못 입던 옷을 편하게 입게 됐을 때의 행복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PT를 그만두고 나서도 이후 6개월은 더 비슷한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직에 성공하면서부터 또 다시 균열이 찾아왔다. 식단 관리를 포기하고 피자, 파스타 같은 탄수화물 덩어리를 거의 매일 먹다보니 식욕이 끝도 없이 커졌다. 식사 후에 차를 마시고 밤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습관이 생겼다.


게다가 코로나19로 헬스장 운영에 제한이 생기면서 나의 운동생활에도 휴식 기간이 찾아왔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도 충분히 헬스장 운동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안했다.


몸이 편한 게 너무 좋으니까 마음이 해이해진 것 같다. 공원 산책은 종종 했지만 땀이 나거나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운동은 안했다. 가늘어졌던 팔과 다리가 다시 두꺼워졌고, 뱃살이 출렁거릴 정도로 ‘확찐자’가 되어갔다.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에 따르면 이시영, 이승기 등 ‘성실함의 대명사’인 여러 스타들은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 조깅을 한다고 한다.


나는 ‘바쁘다’ ‘코로나19로 운동 못한다’는 핑계로 다짐을 미루는데, 그들은 나보다 훨씬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틈틈이 자기 관리를 한다니. 절로 부끄러워졌다.


운동을 쉰 지 1년이 되어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제는 게으른 나에서 벗어나자! 언제까지 생각만 하고 살 텐가. 안일한 나를 바꾸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젊음을 허비할텐가!


1차 목표는 매일 5km 달리기.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선 목표를 세우고 보자! 이를 실천하기로 한 첫째 날,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자마자 공원으로 나갔다.


문제는 운동부족으로 감소된 내 체력이었다. 100m쯤 뛰었을까, 벌써 숨이 찼다. 잠시 벤치에 앉아 사람들 구경을 하고 뛰고 다시 쉬는 방식으로 조깅을 이어나갔다. 5km라 수월할 줄 알았는데 웬 걸, 마스크를 끼고 있어 그런지 더욱 힘들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걸었다. 이어폰으로 음악도 들었다.


이날 실제 달린 거리는 총 1.72km, 15분 가량이었다. 같은 페이스대로 5km를 달렸다면 45분쯤 걸렸을 것이다. 예전에 10km 마라톤을 했을 때 1시간 좀 넘게 골인했으니, 엄~청 느린 속도로 달린 거다.


이정도 뛰고는 어지럽기까지 할 정도로 약해진 나한테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만으로도 잘한 거겠지?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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