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의 글
2019년 10월 23일의 일인데 ... 손을 좀 다쳤어요.
그냥 칼에 베이거나 ... 한 것보다는 훨씬 더 큰 부상이었습니다. 플레이트 조이너 ( 다른 말로는 비스켓 조이너 라고도 합니다 ) 하는 분당 6000번 회전하고 , 톱날의 두께가 3mm ... 톱날의 폭은 약 12cm 정도 되는 공구가 회전하면서 손등을 직격하는 ... 제가 지금껏 당해온 중에서는 꽤 커다란 사고를 당했습니다.
물론... 이 정도 가지고 왠 호들갑이냐 할 수 있습니다. 다쳐 보니까 더 그런 얘기가 수긍이 가는것이 ... 우리나라의 생산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하는 분들의 부상은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겠죠. 손가락을 순간적으로 잃거나 ... 손을 통째로 잃어버리거나 하는 일들도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전쟁 같은 것을 생각한다면 더 심한 부상으로 상이를 입은 분들도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커다란 부상에 비해서는 작은 부상이겠지만 ... 그 부상을 입고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제 나름의 '신앙'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다른 글들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입니다. 더 정확히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고 ,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는 크리스챤 이라고 제 정체성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기독교가 극우성향을 띄고 , 세습과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얻는데 집착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의 글의 보면서 개독이라고 욕을 하실분들도 계실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런 분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제 주위에도 보면 소년 청년 시절에 열열한 신앙을 가졌다가 반 기독교, 반 예수그리스도 ... 의 모습으로 돌아선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신앙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도 저는 꽤 보기도 했고요. 헌데 이것은 신앙을 포교하거나 , 교회에 나오라고 권면하는 글이 아닌 제 양심의 글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양심에 거리낌 없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아주 고귀한 권리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실 손을 다친 이후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기도 어려웠습니다. 1분만 자판을 치고 있어도 손이 아팠거든요. 왼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제 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생각하는 것, 책을 읽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로 보낼 수 있었던 몇주간 이었습니다. 컴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컴퓨터 자판을 치기 어려웠으니 ... 거기에 부상 초기에는 이틀에 한번 꼴로 종합병원을 갔어야 했던 상황이라 당연히 일도 쉬어야 했었지요.
헌데 그 과정에서 참으로 느낀것이 많았습니다. 크리스챤의 말로 옮기자면 '살아갈 수 있는 은혜' 를 충분하다 못해 넘치게 부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제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과연 '어떻게 믿고 살다가 죽을 것인가' 에 대해서 나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름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고난과 삶 ... 그리고 신앙. 어떻게 예수를 믿고 성경을 읽을 것인가 ... 에 대한 생각 등등 ...
지금 돌아봐도 아찔한 부상의 순간이었지만 ... 만일 제가 부상이 없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저는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비록 부상을 당하고 나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힘든 시간 이상으로 제게는 풍성했던 시간이었거든요 ... 물론 제가 지금 손가락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부상이니 이런 얘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전동 공구가 조금이라도 비껴서 손등을 찍었다면 혈관 인대 관절 신경 ... 남아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운이 좋아도 정말 너무 운이 좋았습니다. 신앙적인 용어를 빌어서 제 심정을 이야기 하자면 '하나님이 도우셨습니다...'
그냥 편집이나 고침은 최소한으로 줄여서 거칠지만 제가 쓰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고 싶어서 매거진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정하지도 않았고 챕터를 나누지도 않고서 시작합니다. 깔끔하고 매끈한 글... 교양과 품위가 넘치는 글은 아니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 '손을 다치다' 시작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