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이번 생은 틀렸으니 , 다음 생을 노려보자" 뭐 이런 얘기가 유행어 처럼 돈 적이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얘기를 좋아한다. 어설프게 '젊은 친구가 야망이 없다' 라든지 , '소년이여 야망을 품어라' 라든지 , '꿈은 이루어진다' 라든지 ... 하는 얘기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인 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살아보면 ... 사람은 원래 그냥 그저 그렇게 살다가 죽어간 존재다. 세상에서 살면서 자신이 바라고 원하던 것들을 이루고 간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적당히 먹고 살고 북적거리고 다투고 아이낳고 기르고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인생들이 아마도 거의 다 일거다.
물론 그 중에는 남들보다 조금은 여유롭게 살아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 정말 평생을 고통속에서 힘들게 살다가 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헌데 모두가 다 노력하면 사람들이 모두가 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에 새마을 운동을 보급해서 모두가 다 부지런히 '새벽종이 울렸네' 를 부르면서 하루 8시간을 넘어 10시간 12시간을 노동하면 모두가 풍요로와 질 수 있을까?... 아마 절대 그렇지 않을거다.
사실 가난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은 경제학에서는 이미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사회 구조는 실제로 존재하고 , 누군가가 여유와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5 - 6명이 가난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이제 설을 넘어서 상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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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천국이라는 개념은 참 공평하다. 필자는 솔직히 천국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물론 뇌사 상태에서 천국에 다녀온 수기를 적은 책은 읽어 봤다. ( 이븐 알렉산더라고 하는 사람이 지은 책 '나는 천국을 보았다' )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필자는 천국을 믿는다. 사실 천국이라는 개념이 괜히 신앙과 종교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겠어? 증명할 수 있다면 과학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겠지.
만일 평생 천국을 믿고 살았는데 죽어보니 천국이 없다면? 뭐 "이거 뭐야? 속았잖아? 와 ... 세상에 사람이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나? 도데체 몇 명을 속여먹은거야??" 하고 무척이나 화를 낼 거다. 헌데 그냥 화만 내고 말거다 ㅎㅎ 어쩌겠나. 아마도 같이 속은 사람들을 규합하여 대규모 시위를 기획하는 데 앞장 설지도 모르겠다...
헌데 말이다 천국이 없다고 믿고 평생을 살았는데 , 죽어보니까 천국도 있고 심판도 있더라 ...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비한다면야 훨씬 낫지 않을까? 성경에서도 보면 심판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다가 죽고 심판대 앞에 서는 사람들에 대한 언급들이 있다. 그리고 그 심판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찾아 올 것이라고 하는 얘기도 있고...
필자는 30-40대 이후 좀 인생관이 많이 바뀌었다. 꿈이라는 것도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그저 잘 살아내는 것이 필자의 소망이고 꿈이 되었다. 무엇이 되어야 겠다거나 , 무엇을 소유해야 겠다거나 ... 하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게 되더라 ㅎㅎ 물론 아직도 가지고 싶은 것은 있고 , 필자가 바라고 바라는 것들은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집착으로 이어지고 , 그것에 인생의 목적을 두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기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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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년배나 선배들과도 보면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는데 , 사실 애써서 외면하려고 한다는 느낌은 받는다. 필자의 주위에서도 보면 이미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꽤 많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적어도 두자리수 사람들은 이미 세상을 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죽는다. 따라서 나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 그리고 기독교 교리에서는 이야기하는 죽음 후에 존재하는 심판을 나는 또 믿는다.
... 필자도 사실 죽음이라는 개념이 달갑지는 않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통 극심한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의 경우에는 솔직히 죽는 것도 죽는 것이지만 아픈게 더 싫다. ( 엄살이 워낙에 심한 사람이라 ) ... 하지만 죽음도 죽음이지만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없어지게 되는것이 왜인지 서럽고 서글퍼서라도 사람들은 죽기를 그렇게 두려워하고 , 어떻게든 더 살아보려고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는 않으려고 이름이라도 남기려고 애쓰는 지도 모르겠다 싶다.
하지만 유한한 삶 속에서 어쩌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한다.
내가 가지는 명예가 영원하지 않기에 나는 내 명예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나?
내 소유가 영원하지 않기에 나는 내 소유에 대한 집착을 덜어 낼 수 있지 않을까나?
내 삶의 시간의 영원하지 않기에 나는 오래 살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좀 더 의미있게 살아보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나?
나 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언젠가는 티끌처럼 소멸될 것이기에 ,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을 갖기를 소망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 사실 죽음이라는 것이 가지는 공포와 두려움을 넘어서 , 삶의 유한함 속에서 오히려 겸허함과 의미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인생의 무상함과 허무함을 깊이 체감하는 그 순간이 우리의 삶을 탐욕과 두려움으로 부터 돌려 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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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개인적으로는 소시적 가진 꿈들이 없지 않아 있었고 , 그것들은 조금은 컸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꿈을 가지게 된 배경들을 보면 "세상에서 절대로 무시당하지 않고 , 대접 받으면서 살거야.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두려워하는 존재로 살고 싶어" 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한 마디로 꿈을 빙자하고 있지만 똘끼였다고 하는 생각이고 , 컴플렉스였다고 하는 생각이다.
지금 돌아보면 ... 그런 똘기 있는 시절도 필요했고 ( 사실 지금도 똘기는 여전하긴 하다 ㅎㅎ ) 그 똘기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서 "내 것을 만들어 가는 시기"도 분명 필요했다고 생각하지만 ... 나이들어서 돌아보고 이제는 뭔가 좀 다르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다르게 살아야 하는데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그것도 또 공부하고 연습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해서 심판과 죽음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기도 했다. 친구의 죽음이 계기가 되기도 했고 ...
아직까지 그 공부가 쌓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평생을 공부를 해도 삶과 죽음과 심판에 대해서는 생각할 거리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삶과 구원 , 죽음과 심판 ... 인류의 영원한 숙제가 아닌가 말이다. 헌데 데 필자의 짧은 공부로도 알 수 있는 것은 '유한한 삶. 죽음으로 향하는 삶이 결코 허무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 종국에는 심판이 존재하는 유한한 삶이기에 겸허해 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신의 것들을 절대자와 십자가 앞에 내려놓을 수 있는 겸허함 말이다.
( 사실 영원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면 자신의 것들을 절대로 내려놓지도 않을 것이고 , 재산도 명예도 모두 영원할 터이니 아마도 죽도록 집착하고 살겠지 ... 라는 생각도 해 보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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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우도 스스로 "이번 생은 망했다" 라고 생각하고 산다. ㅎㅎ .
( 솔직히 경제적으로 망하는 경험은 아직까지는 못해봐서 정말로 길바닥으로 내 앉아야 하는 상황을 경험하신 분들이 들으면 웃을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그런 경험을 해 보신 분들 앞에는 죄송하다고 얘기드리고 싶다. 죄송합니다. 제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좀 잡았는데 ... 좀 잡아 보겠습니다. 뭐 ... )
하지만 망한 삶이라도 남은 생애를 살아가야 한다. 그래도 망하긴 망했지만 그래도 개중 좀 있어보이고 , 그럴듯 하게 망했으면 하는 존심은 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나도 이번 생은 망했는데 , 저 사람은 망한 인생을 저렇게 사는 거 보니 쫌 멋지긴 하다' 라는 생각을 들게 끔 사는 사람이라면 나름 괜찮지 않을까 싶네
... 뭐 필자의 경험이다. 나름 인생 망했다 싶으면서 ... 많이 내려놓고 , 많이 아파했고 , 많이 울었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의 죄를 많이도 봤다. 내 안에 있는 알량한 욕심도 많이도 봤다. 그런 것들을 다 내려 놓았다고 자신은 못하지만 그래도 그런 것들을 쳐다 볼 수 있는 용기는 얻었다고 생각한다.
해서 나름의 결론 ...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
"이번 생은 망했다.
나름 소신껏 살다가 인생 망했으니 ,
남은 생애는 내 힘 닿는 대로 하나님이 바라시는 대로 살아보다 죽자"
그러니 하나님이 뭐를 바라시는 지 잘 알고 살아야 겠더라는 뭐 그런 얘기다 ... ^^*. 사실 손가락을 살려 주신 다음에 이 손가락으로 뭐를 하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이와 크게 틀리지 않다. 하나님 살려 주신 손가락이니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쪽으로 쓰다가 죽어보자 ... 뭐 이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