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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Mar 15. 2017

빨리가고 싶으면 혼자가고 멀리가고 싶으면 같이가라

필자가 요즘 쓰는 글들이 대부분 "코딩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라는 노하우에 대한 얘기들이 아니라 "어떤 교실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관련된 얘기들이 대부분이라 "저 필자 전교조 아냐? 정치하려나?" 이런 생각을 하실 분들이 있을른지 모르겠다. ㅎㅎ 


헌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필자가 예전에 무역협회에서 강연한적이 있는데, 그 쪽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무역협회라면 상당히 보수적인 색깔을 가진 곳인데, 그런 곳에서 거부감이 아니라 상당한 동감을 받아냈다고 한다면 필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색깔을 나름 짐작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나름 교육에 연관된 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 공부라는 것은 "노력해서 재능을 뛰어넘기 너무 힘든 영역"이라고 하는 것에서 착안하고 있다. 이건 연구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공부에 있어서 전체 성과에서 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4% 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http://news.joins.com/article/15282870 ) 즉 결론으로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이기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거다. 필자가 보기에도 그렇다. 공부 잘하는 재능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공부 못하는 애들은 영원히 불행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것인가? 그건 우리가 약간 생각을 바꾸면 된다. 학교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우대해 주고 받들어 주는 곳이 아니라 공부를 못하건 잘하건 존중받고 그들의 생각이 자라고 실력이 자라는 것을 반기는 곳으로 만들어 주면 되지 않을까? 졸업 이후 맞닥뜨리게 되는 세상을 살기에 충분한 지식을 만들어 주는 곳으로 자리잡으면 되는 거 아닌가?


사실 그런 존중이 있어야 교실이 제대로 돌아간다. 경쟁을 강조하면서 공부 잘하는 애들만 취직되고 대학가는 세상을 만들어 버리면 나머지 애들은 뭐가 되나...


필자의 경우는 종종 필자 이전의 강사가 1-2달 정도 강의하고 필자가 들어가는 경우를 겪게 되는데, 왠만하면 필자 이전의 강사에 대해 절대 나쁜얘기 안하는게 원칙이다. 


야구단의 신임 감독이 취임하면서 이전 감독 욕하는것 같은 일이나, 신임 부서장이 이전 부서장을 욕하는 일... 물론 결정적인 잘못이 있어서 팩트에 의거해서 비판하는 건 모르겠지만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전 수장을 욕하는 거... 치사해 보여서


헌데 한번은 정말 욕했던 적 있다. 물론 이전 강사도 잘못했다고 보지만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기 위해서 그랬다. 사연인 즉은 한달 정도 강의를 진행하던 강사가 반에서 성적 최고로 좋은 순서로 위의 네명을 공개적으로 다른 반 아이들이 다 알도록 대놓고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에 취업을 시킨 케이스가 있었다. 


물론 취업 안되는 애들 취업시킨게 뭐가 잘못이냐...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취업의뢰가 들어오면 필자가 가르쳤던 아이들 연결시켜주고 소개장도 써주고 했다. 그런걸 탓하는게 아니라 "강의의 초장부터 성적이 좋은 애들 4명만 콕 찍어서" 그런 일을 했다는게 문제다. 만일 "이런 이런 회사가 있는데 혹시 관심 있는 사람은 나한테 얘기해라" 라고 하고 진행했다면 필자가 화 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애들 4명 딱 불러서 "내가 아는 회사 있는데 힘써줄테니 지원해라" 라고 했다면 그 4명 이외의 아이들의 경우 받게되는 박탈감은 신경 안쓰나?


사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개발 잘 하는 것도 아니다. 해서 교육과 훈련은 틀려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교육은 개인플레이에 가깝더라도 훈련은 팀플레이에 가까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훈련소를 수료한 사람들은 모두가 일정수준 이상에 도달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하는 교육이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헌데 그 중의 일부에게만 관심을 보이면서 아이들이 가장 갈급해하고 신경쓰는 부분인 "취업"을 운운한 건... 다른 아이들이 느꼈을 상대적인 박탈감은 신경 썼어야 하는 부분이었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것은 거의 소질에 기인한다고 한다면,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차별을 두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에 각자가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자체는 결과에 상관없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런 분위기를 교실이 만들어 주면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과 공부가 떨어지는 아이들이 시너지를 만들수 있는 교육과정을 뿌려주면... 그 이후에 강사가 할 일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사실 강사 혼자서 이빠이 강의를 잘 하는 강의가 있고,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강의가 있다고 셈 치자. 솔직히 강의의 수준은 전자가 훨씬 높을거다. 그건 확실하다. 듣는 사람 상관하지 말고 하는 강의가 훨씬 깊이있고 수준은 있다. 하지만 후자의 강의가 아이들에게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을 익히는 단계에서는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형태의 교육이 되어져야 스스로 써먹을 수 있지, 제 아무리 좋은 내용으로 깊이있는 강의를 해도 그게 곧바로 아이들의 깨달음으로 이어지지 않거든...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의 얘기를 많이한다. "빨리가고 싶다면 혼자가라. 하지만 멀리가고 싶다면 같이가라" 라고 말이다. 정말 너무 절묘한 말 아닌가?. 더군다나 이 얘기는 아프리카의 속담이라고 한다. 뭐 마사이족은 물과 날씨때문에 부족이 걸어서 800킬로를 이동한다고 하는 얘기도 어느 책에선가 본 기억이 난다. ( 어렸을때 본 만화책이었다. '갈기없는 검은사자' 였을거다 ) 그 사람들은 수없이 걷고 걷고 또 걸으면서 저런 지혜를 얻었을꺼다.


"빨리가고 싶다면 혼자가라. 하지만 멀리가고 싶다면 같이가라"


그냥 일주일 공부할 정도면 짧은거다. 하루면 다 듣는 세미나라면 더 짧은거고... 하지만 적어도 몇달을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건 "서로가 서로에게서 받는 영향"이 강사로 부터 받는 영향에 비해 아주 작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들은 실제로 서로가 서로에게서 더 많이 배울 수도 있다.


그리고 사실... 중/고등학교 학생정도에서 대단한 천재가 나올 수도 있겠고, 그런 아이들의 경우 일찌감치 대학에 진학해서 정말 제대로 된 교수로 부터 깊이있는 학문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대부분의 평범 또는 그 이상/이하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그들이 그 생태계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공생'할 수 있는 훈련과 능력을 갖추게 해 주는것이 정말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리고 그런 생태계를 만들어 주고, 그 안에서 돌아가는 정보의 흐름을 조절해 주는 것도 강의의 커다란 한 부분이다. 그런 것 까지를 생각해 가면서 강의를 하는것과, "나는 강의할테니 너희들이 공부를 하건 말건" 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필자의 노하우의 상당부분은 그런 "생태계"를 만드는 노하우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생태계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통해 배우고 거기에 강사의 적절한 강의가 더해지면 하루 12시간 공부를 5-6개월동안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받쳐주게 되면 그 녀석들은 거의 취직이 되더라는거다.



헌데 2010년을 넘어서면서 이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는 이후의 글들에서 얘기를 해 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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