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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Mar 18. 2017

열매로 판단하는게 진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개인과 개인이 약육강식 형태로 경쟁을 펼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인 의견이다. 특히 학생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학생시절은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해 보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고, 작은 실패와 실수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어야 하는 시기이지, 당장 점수 몇점을 올려서 옆의 친구보다 한 등수라도 올라서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의 틀을 제한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일이 시험기간이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그 공부를 하느라 시험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시기였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사실 시험 점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평소의 실력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자리매김을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점수 몇점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스템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평가 시스템 중의 하나가 점수를 세분화 하여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PASS/FAIL 로 단순화 시켜서 평가하는 방법이다. 2013년에 연세대 의대에서 이런 평가를 도입했다. ( http://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93 ) 해당 과목에서 제시하는 최소한의 지식을 갖추었는지 아닌지 정도를 점검하는 수준의 시험이어야지, 시험을 통해서 등수로 줄을 세우고, 그 순서에 따라서 장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세상에서 행한 일의 가치로 평가받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맞다고 본다.


성경 귀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마태복음서에 적힌 이야기인데, 나름 음미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혹시 독자들 중에서 종교적인 언급에 언짢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종교는 철학과 민주주의 사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으니 문화적인 소양 차원에서 들어주기 바란다. 필자도 그렇게 적을 터이니.


그 귀절의 앞 뒤 문맥을 따져보면 거짓된 선지자... 지금으로 얘기하면 이상한 목사(?) 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들은 자신의 탐욕을 위해 백성을 억압하고 신의 뜻을 왜곡하는 존재로 나온다. 그 귀절에서는 이런 거짓된 선지자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말로만 믿는 자가 아니라 행하는 자" 가 진짜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따라서 열매로 판단하라. 나쁜 나무는 찍혀져 버릴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필자가 아이들의 성적을 매길때... 등수별로 죽 줄을 세우고, 높은 등수에서 부터 출세의 길을 보장하는 형식의 평가를 혐오하는 것은 어쩌면 신앙적 양심(?)에 근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성적이 높은 사람이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보장이 절대로 없다. 오히려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똑똑함을 이용하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기에 열매를 맺을 때 까지 기다려 주어야 하고, 그 때까지의 평가는 너무 강하게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성경에는 가라지의 비유를 통해서 열매 맺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잡초는 뽑아서 태워버리라... 는 이야기 또한 있다 ) 즉 열매가 나올 때 까지의 평가는 PASS/FAIL 정도로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꼴찌로 졸업을 하건 수석으로 졸업을 하건 그건 중요한게 아닌 것 처럼. 오히려 그 사람이 졸업후에 세상에 나가서 맺는 열매를 보고,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을 주어야 할지를 논의하는 것이 필자는 맞다고 본다.


사실 공부를 하는 시절에는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부족했던 부분이 실전에 들어가서 깨달음이 확 오는 경우가 정말 많다. 필자가 강의하는 경우에 Transaction 을 가르치면서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필자가 강의할때는 중요하다 중요하다 노래 노래를 부르면서 Transaction 부분을 가르친다. 나름 예제도 같이 풀어보고 설명도 잘 하려고 애쓰는 부분이다. 헌데 이 개념이 정말 중요하다고 가슴에 퍽 하고 박히는 경험은 반수 이상은 자신이 현장에 투입되어 개발하는 단계에서 하게 되더라. 사실 공부할때는 트랜잭션을 이용한 코드나 이용하지 않은 코드가 딱 눈에 보이는 차이를 만들어 내지 않으니까...


트랜잭션... 은 필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실제로 겪은 이야기 이기도 하다. 내가 어느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내가 적립한 포인트가 5000 포인트 있다. 물건값은 18000원 이다. 포인트를 사용하여 물건을 구매하면 포인트는 5000 포인트 차감하고 결재는 13000 원을 해야 한다. 


해서 1단계로 13000원이 결재되었고 카드 승인까지 떨어진 상황인데, 만을 5000 포인트 차감하는 시점에서 시스템에 에러가 발생되었다. 자 ... 이런 상황이 되면 이 거래는 성공으로 봐야 하나 실패한 걸로 봐야하나? 당연히 실패다. 그리고 거래가 실패했다면 당연히 13000원 결재된 부분은 거래를 취소해야 한다. 


여기서 5000원 포인트 차감과 13000원 결재는 하나의 묶음처럼 취급되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실패한 경우에는 전체거래를 실패한것으로 보고, 성공한 부분 ( 13000원 결재 ) 도 취소시켜야 한다. 차감 또는 결재 둘 중의 일부 성공을 인정하지 않고, 두 개를 묶어서 모두 성공 또는 모두 실패의 개념으로 만들어 주는 개념... 이게 Transaction 이다.


뭐 나름 설명 쉽게 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설명할 때는 다들 알아 듣는다. 헌데 이걸 가지고 코드를 만드는 단계에 들어가면 또 머리가 복잡해진다. ㅎㅎ 굉장히 중요하지만 나름 익히기 어려운 면도 있는 것이... 이게 눈에 확 보이는 코드가 아닌것이 문제다.


필자도 필사적으로 강조한다. 이거 너희들 면접에서 기술적인 부분 물어볼때 많이 나오는 단골 과제라고. 그만큼 중요하다고. 그냥 앵무새 마냥 달달 외워서 얘기하는게 아니라 너희들이 실제 개발하면서 느낀 그 느낌으로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렇게 얘기해도 뭐 멍 때리구 있다가 "선생님 면접에서 트랜잭션 물어봤는데 설명 못했어요..." 이러고 돌아오는 녀석들 수두룩 했다. "내가 중요하다고 했지? ㅎㅎ 괜찮아. 대신 오늘 공부해서 리포트 작성해. 그리고 그 리포트 유리창에 붙여 놔. 다른 애들 그거 보고서 공부하게. 오케이??" 


사실 시험문제 하나 풀고 못풀고보다... 이런 일 한번 겪어 보면 확실하게 머리속에 박힌다. 잊어 먹을래야 잊기 어렵다. 아마 그 녀석은 트랜잭션을 평생 까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ㅎㅎ 물론 나름 면접 하나에서 버벅이면서 취직자리 하나를 날려버린 꼴이 되었지만... 뭐 진심으로 준비하면 기회는 다음에 또 오긴 할테니까...


그냥... 공부는 이렇게 하는게 진짜 같다. 수업시간에 배우고 가르친 내용이 100% 아이들의 마음과 머리에 와 닿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최선을 다해서 가르치고 배우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가르친 모든것이 다 전달 되리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까먹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아... 이게 이런거였구나..' 하고 뒷북치는 경험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평가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정도" 라고 생각한다.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뭔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 그 정도면 PASS 다. 너무 아는게 없으면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멍~ 때리고 있다고 그냥 이것 저것 끄적이다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정도 공부가 쌓여 있는 경우라면 자신이 아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모르는 것을 찾고... 때로는 친구와 선생님에게 물어가면서 질문하고... 구글링도 해 보면서 안되는 영어로 끙끙대면서 해석을 해 보려고 하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라도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면 필자는 그 정도 수준을 PASS 로 본다. 구지 시험점수를 매겨서 누가 누구보다 낫고 못하고... 따질 필요 없이 말이다.


해서 필자의 교실에서는 필자가 평가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경우라면 예외없이 필자의 시험은 PASS / FAIL 형태로 구성된다. 그리고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있어야 PASS 가 아니다. 배운 것을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면 PASS 이다. 즉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을 만들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은 암기하고 있어야 하고... 그 암기한 내용을 이어 붙일 수 있는 수준의 응용이 가능한 깊의 이해는 하고 있어야 하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자신의 지식을 정리해 놓고 있어야 필요할 때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암기와 정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야 실제 업무에 닥쳐서 뭔가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형태의 평가라면 사실 경쟁은 필요없다. 모두가 협력하고 묻고 배우고 토론하는 사이로 교실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모인 시스템과 시스템은 반드시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적자생존"의 원칙을 적용시켜서 "시대에 적합한 시스템"이 되도록 계속해서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 망해야 하는 시스템은 망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시스템이 세상을 끌어 갈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는 뒤에 계속해서 써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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