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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Mar 21. 2017

해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일이 가득한 세상...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옹 께서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언제나 애플을 베꼈다" 라고 주장하는 걸로 유명했다. 뭐 사실 틀린건 아니다. 특히 초창기 윈도우의 화면 디자인은 애플의 그것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맞는 거니까.


하지만 애플도 실은 무지하게 베꼈다. 그런 얘기는 잘 안한다. ㅎㅎ 가장 많이 베낀건 의외로 복사기 회사인 제록스에서라는 얘기가 있는데, 문제는 제록스에서는 빛을 못보던 아이디어들이 잡스의 손에 들어가서 빛을 보게 된 경우도 적지 않으니 잡스가 난 사람은 분명히 난 사람 맞는 것 같다.


잡스가 제록스에서 베껴간 것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마우스이다. 요즘에야 마우스 없이 일을 한다는 것이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과거의 컴퓨터는 터미널 형태의 화면이 있으면 모든 명령어를 타이핑 하여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시대였다. 마우스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아이디어 였다.


헌데 터미널 형태의 컴퓨터 작업환경도 나름 장점이 많이 있다. 유닉스의 쉘 프로그래밍, 도스의 배치파일 같은 개념이 있어서 컴퓨터에 내리는 명령 자체를 파일에 적어서 프로그래밍 하듯이 작성하고 그 저장된 파일을 필요할 때 마다 실행시키기만 하면 그 파일에 적힌 명령이 일괄적으로 좍~ 실행되는 것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용의하다.


지금도 이 흔적은 존재한다. 애플 맥 OSX의 터미널과 윈도우의 cmd 창이 그것이고...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운영체제를 설정하는데 아직도 용이하게 쓰이는 사용자 환경되시겠다.


이런 터미널 형태의 사용자 환경에서 벗어나서 지금 우리가 익숙한 윈도우 형태의 사용자환경을 처음 만든것도 제록스이고, 그 위에서 동작하는 마우스라는 개념도 제록스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만든 엔지니어는 사실 마우스라는 개념을 굉장히 싫어했다고 한다 ㅎㅎ


가끔 보면 회사일이라는 게 그렇다. 본인이 죽도록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그 엔지니어는 콘솔 형태의 인터페이스가 훨씬 유용하고, 가볍고, 동작속도도 빠르고 인체공학적(?) 이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마우스가 맘에 안들어서 "마우스가 얼마나 엉터리 개념인지 내 세상에 알려서 이걸 묻어버려야지"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해가 안가시나? 필자는 나름 이해 잘 가는게... 프로그램을 짤 때 필자 입장에서는 무척 불편한 vi 에디터를 아직도 고집하는 개발자도 필자는 봤다. 심지어는 vi 에디터가 인체 공학적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개발자도 만나보았는데... '데체 뭐가 어때서 인체공학적인건지...'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해 안되는 일이기도 하고... 그런 일은 꽤 많이 있더라. 불편해 보여도 익숙한 기술을 구지 바꾸지 않는 지혜로움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 엔지니어가 한 일... "그래 마우스의 시제품을 만들어서 사원들에게 직접 써 보게 해야겠다. 그러면 사람들은 마우스가 얼마나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의 산물인지 알게 될 것이고,  그 여론을 바탕으로 해서 마우스는 세상에서 빛을 못보게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고 한다.


헌데 왠걸... 마우스를 실제로 만들어서 시연을 해 보니 사람들이 콘솔에 눈길을 안 주고 마우스를 너무 너무 좋아하더라는 거다. 해서 마우스는 그 엔지니어의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고, 잡스의 눈에 띄어서 매킨토시에 기본 장착되고 그걸 또 윈도우에서 베껴가면서 세상을 바꾼 발명품의 하나가 되었다는... 뭐 그런 얘기.


초기 마우스 개발팀이 마우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마우스가 움직이는 단위를 "미키"라고 농담조로 지은 역사적 사실에서도 읽힌다. 한마디로 미키마우스 되시겠다.. ㅎㅎ


서론이 길었지만 뭐 이런 뒷얘기가 원래 재미있는 법이라 길게 적었다. 오늘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일은 "세상은 편견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따라서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라는 거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앞날을 예측하는데 보면 더 틀리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 있지 않은가... 고스톱을 치더라도 멋모르고 막 치는 사람이 어설프게 머리쓰는 사람의 판돈을 다 따간다는... 그런 말


전문가들의 예측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지 알려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는데, 주식 전문가와 원숭이의 대결이다.


주식 전문가가 자신의 노하우를 총 동원에서 몇개의 종목을 고른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고 나름 판단되어지는 그런 종목을 고르고... 그리고 원숭이는 주식종목들의 이름이 죽 늘어서 있는 이름표를 보여주고 그 이름표 중에서  자기 나름의 판단기준(?)으로 종목을 몇개 고른다.


그렇게 선택한 종목의 수익율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따져보니 원숭이가 선택한 종목의 수익률이 주식전문가가 선택한 종목의 수익률보다 높았다는거다.


원숭이가 위대해서 그럴까? ㅎㅎ 사람이 앞날을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사람이 편견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판단을 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인공지능을 꽤 두려워하고 있다. 편견에 빠지지 않고 수백년에 걸친 데이터를 근거로  냉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이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게임이 안되는 싸움을 하게 되는거다. 마치 알파고와 초딩이 바둑두는 꼴이 벌어 질 터이니...


필자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사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함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 필자가 자주 쓰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보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신의 영역이다. 다만 인간은 계산은 할 수 있다. 마치 시속 60킬로미터로 계속해서 가면 1시간 20분이면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계산하듯이... 잘 훈련된 인간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좀 더 복잡한 경우까지를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를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산이 잘 안된다? 그러면 만들어 보고 실험해 봐야한다. 함부로 긍정적으로 편견가지지도 말고 부정적으로 편견가지지도 말아야 한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입증하거나 가설의 오류를 찾아내는 방법을 생활화 해야 한다.


헌데... 자신의 마음대로 세상을 휘둘러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런  가설-실험-검증... 그 자체를 싫어한다. 만일 실험을 통해서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거부당하면 실험 결과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휘두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 그렇게 해서 되어진 대표적인 사건이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사건이다. 자신이 정한 결과에 실험을 맞추려고 한 시도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우리나라 전반에 주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


필자가 나름 글들을 통해 이야기 하면서... 가능하면 필자가 경험한 이야기를 적으려고 한다. 경험한 대로 적으려고... 나름 필자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에 대해 고민하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하면서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교실에서 가르치면서 그것을 증명했다고 자부한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많은 교육정책들... 실험은 했는지 궁금하다. 제대로 된 시험운영은 해 보고서 하는건지.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분석은 하고 하는건지 궁금하다.


필자의 집 근처에 프로그래밍 교육 시범학교가 있는데 3D 프린터와 드론을 가르친다고 한다. 헌데 필자가 얼마전에 을지로 출판물 거리를 지나는데 3D 프린터 출력 업체들에 설치된 고가의 장비들이 그냥 탱탱이 놀고 있는 걸 봤다. "아이들이 3D 프린터를 배우게 되면서 아이들이 어떤 열매를 맺게 되었나요?" 라는 걸 한번 점검이나 했을까? 그것을 가르쳐 주고 아이들이 어떤 생각과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냈는지 한번 냉정하게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의 편견으로는 솔직히 드론은 세상을 바꿀 힘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그렇다. 물론 카메라를 달고 날아다니게 하면 신기하고 재미있기는 할 것이다.


헌데 그게 떨어져서 사람이 다치거나 사고가 났을때에 대한 대책이 있나? 과연 거기에 맞는 보험상품이 개발될 수 있을까? 결국 드론이라는 것은 군사용 이외에는 뾰족한 용처를 찾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 모두는 정말 대부분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 뿐이다. 그러기에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시도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게 실험하면서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사장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투자금도 날아가게 될 것이고... 하지만 그 중에는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미리 예측할 수 없는게 또한 사람의 한계이기도 하고...


해서 많이 실험하고 많이 시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고, 대규모로 어떤 제도를 세상에 심고자 할때 반드시 그 제도가 세상에 잘 융화될 수 있는지 반드시 시험운용을 거쳐서 점검을 해야 커다란 돈을 낭비하지 않고, 시간과 기회를 낭비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돈을 쓰게 되지 않을까나?


해서 필자는 NCS에 유감이다. 한 1-2년이라도 시험적으로 운영이라도 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결과에 대한 판단을 거쳐서 전면실시를 결정했었으면 훨씬 나았을텐데... 하는 생각이고.. 아마 그런 시간과 생각의 여유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훨씬 더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있는 모티브로서는 충분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닌텐도의 히트작인 슈퍼마리오를 보고 "우린 왜 이런거 못만드냐" 라고 말했던 생각도 난다. 그게 우리나라 고위층의 한계다. 그게 될지 안될지 어떻게 아냐? 그리고 슈퍼마리오가 만들어 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생기고 사장되었는지 그건 생각 안하고 결과만 생각하는 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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