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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May 29. 2018

교육이라는 이름의 도박판을 엎어야 새날이 온다

4차 산업혁명은 허구다 (7)

필자의 지인들은 대체로 40대 50대 연령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제 자녀들이 막 고등학교 언저리에 있거나 대학을 들어가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교육에 관심이 많다. 많아도 매우 많다. 그리고 앞으로 자녀들이 어떻게 취업을 하고 어떻게 사회에서 살아갈지에 대해서 관심들이 많다.

솔직히 그런 상황에 처한 학부모들과 이야기하면 희망보다는 절망을 많이 보는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대학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면서 또한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할 것이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

지금 현재 20-3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명확한 답이 나온다. 헬조선이라는 얘기는 과연 아이들의 연약함에서 나온것일까? 과거 어른들이 겪었던 어려움에 비해서 아주 작은 어려움인데도 아이들이 나약하여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어서 그런 나약함이 비관적인 인생관을 만들고 그것이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을 하는가?

필자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이들을 이렇게 인생에서 하나도 기댈곳이 없을 곳으로 몰아넣은 것은 어른들이다. 어른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을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세계에 몰아넣었다. 해서 한문제라도 더 맞추면 마치 모든 성공의 열매를 다 따먹을 것 처럼 아이들을 부추켰다. 남보다 진도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가면 그것이 우수함의 상징이었고, 더 높은 점수를 따면 그것이 아이가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받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더 이상 사회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점수를 잘 받았는지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자신이 얼마나 충실하게 어른들의 룰을 따라왔는지를 가지고 인정해 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회사에 입사한 시점에서 더 이상 시험점수로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곳은 없다. 헌데 시험 이외의 편별기준이 존재하는 곳에서 살아가는 법을 아이들은 배운적이 없다. 그거에 아이들의 잘못인가? 젊은이들의 잘못인가?

필자는 단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절대 그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어른들이 세상을 잘못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내세워서 대신 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수한 아이를 만들어서 그것을 빌미로 자신이 우수한 아이를 키운 훌륭한 부모가 되고 싶어했던 욕심이 아이들을 망쳐버렸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대리전쟁의 희생양이었다. 옆 사람의 자녀보다 성적이 낮으면 야단을 맞았고 높으면 칭찬을 얻었다. 비교 대상이 되는 누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느냐 낮은 점수를 받느냐가 아이들의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그 가운데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에 대한 소소한 행복과 바램은 무시되었다.

( 헌데 필자는 이 단순하고 소소한 행복... 나는 이것을 좋아하고 저것을 싫어해... 라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과 생각이 결국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가장 최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하는 최고의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써 볼 것이다. )

또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불안을 달래주기 위한 도구였다. 사실... 어른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없는 돈 있는 돈 다 가져다가 투자하는 현상의 뒤에 "이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나중에 출세하고 돈도 많이 벌게 되면 나의 노후는 이 아이에게 기대어서 평안할 수 있겠지" 라는 바램이 전혀 없다고 과연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경쟁에서 뒤쳐지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워지면 자신들이 지금까지 교육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여려워진다. 그래서 여기에서 그만둘 수는 없다... 라는 마음이 전혀 없을까?

마치 이것은 포커판의 모습과 유사하지는 않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패가 썩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올라가는 판돈에 "잘못하면 이번 판은 다 날려버리겠다" 라는 불안함이 있지만 "지금까지 내가 배팅에 쏟아부운 돈이 얼마인데 지금에서 내가 손 들고 나올 수 없다" 는 오기로 자신이 가진 비상금과 노후자금까지 다 포커판에 밀어넣는 모습이 나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모습에서 상당부분 보여지기도 한다.

헌데 그거 알아야 한다. 포커판에서 돈을 따는 사람은 도박장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돈을 따 가는 포커꾼을 극히 소수일 뿐이다. 그들은 인생 모두를 거는 스펙타클한 체험을 하기는 했지만 그 경험은 아무런 선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채. 인생과 돈과 시간을 낭비하였고 결국에는 포커판을 운영하는 업자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가져다 준 채로 쓸쓸히 "내 인생은 이걸로 망했어. 난 더 이상 밥을 사먹을 돈도 남지 않았어" 라는 후회를 남긴체 쓸쓸히 인생을 마감할 일만 남았다.

부모들 보기에 아이들의 재능은 마치 포커판의 패와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사람은 로열스트레이트 플래쉬를 쥐고 있을 수도 있다. ( 김연아나 이승우 같은 재능을 타고난 자녀를 둔 부모? ) 하지만 대부분의 자녀들은 그렇지 못하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자녀들의 재능은 투페어나 원페어 정도에 해당하고 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가능성을 키우고 또 키우면 우리애도 김연아나 이승우 같이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건 아니다. 사람이 타고난 그 이상이 되기는 어렵다.

그 투페어나 원페어 정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판돈을 쓸어모을 정도의 성공 ( 즉 자녀가 공부를 통해 부모가 바라는 정도의 부와 명예 사회적인 성취를 얻기 ) 을 꿈꾸면서 오늘도 배팅에 열중하는 얼뜨기 갬블러들이 대한민국의 학부모 들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김연아를 보고 동경한 나머지 김연아 같은 피겨선수가 되겠다고 뛰어들고 또한 그것을 기대하면서 집의 재정사정은 뒷전으로 미루고서 피겨 스케이팅에 자신의 어린시절 10대시절을 송두리채 올인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몇명 들었다. 물론 꿈은 소중하다. 그 꿈을 펼칠수 있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귀한 기억과 추억이 되겠지만... 사실 그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너무도 큰 희생을 치루어야 한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부상에 의해 건강을 잃었고 또한 자신이 꿈꾸던 일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면서 운동을 접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바라지한 부모가 딸이 성공하면 투자한 몇 배를 뽑고도 남을 것 처럼 생각하면서 투자한 금액은 허공에 날아갔다. 거의 집 한채 날아간 경우는 싸게 먹힌 경우라는 이야기 까지 들었다. 헌데 그 금액은 대부분 부모의 노후자금이었다.

재능이 없다고 판단되고, 성공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되었을때 손 들고 나오는 법을 우리는 좀처럼 배우지 못했다. 즉 적당한 시점에 그만두고 '이건 여기까지... 그리고 피겨는 나중에 취미로 할거야. 직업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면서 취미로 피겨 애호가로서 살아가야지' 라는 정도에서 마무리 짓는 법을 우리는 알지 못했다.

마치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이 아까와서라도 끝까지 가 봐야 겠다. 그래서 혹시라도 성공해서 김연아 같은 선수가 된다면, 아니 최소한 국가대표 정도가 될 수 있다면 앞으로 어느정도의 부와 명예는 아이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희망을 가지고 계속해서 배팅금액을 올리고 또 올리고... 그러다가 결국에는 몸은 망가지고 돈은 날리고... 남은건 절망이다.

피겨를 예로 들었지만 실은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의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런 일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녀 한명이 대학을 마치기 까지 들어가는 평균 교육비가 2억원이다. 이게 서울이나 강남의 교육비 비싼 곳을 예로 들은게 아니다. 전국 평균이 2억이라는 얘기다. 아마도 강남이나 판교같은 부유층이 사는 곳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마 십수억을 자녀들 교육에 쏟아붓고 있는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웃기고 앉아있네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이의 교육을 주제로 한 이 도박판은 아직도 공고하다. 절대로 이 도박판이 깨지는 일은 당분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도박판이 존재하는 한 아이들의 괴로움을 덜어지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부모들의 간절한 바램 또한 이 도박판의 매상만 올려주는 좋은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필자는 중학교 1학년에 애플2 컴퓨터를 이용하여 처음 배웠다. 그리고는 지금 거의 40년 가까운 생활을 가깝건 멀건 컴퓨터와 함께 했고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생활을 하고 그 이후에 모 대기업의 전임교수로 15년 이상을 일하면서 거의 컴퓨터를 끼고 살았다. 그것도 컴퓨터로 밥을 벌어먹는 생활을 하고 살았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나는 한마디로 "미친 짓" 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깊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 푸는 요령을 알고 있지 않으면 교과서의 문제를 절대 풀 수 없다. 출제 유형과 풀이요령을 알아야만 시간 안에 풀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런 요령은 학원에 가야지만 배울 수 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의 깊이 따위는 집어 치워야 한다. 그저 문제 푸는 요령을 하나라도 더 익히는 것이 살길이다.

생각의 깊이를 묻는 문제는 채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반기지 않는다. 그런 문제가 시험문제로 출제되면 학부모들이 난리가 난다. 우리애가 쓴 답이 왜 틀렸느냐고 난리 난리가 난다. 심지어는 우리애는 완벽하게 준비된 인재인데 왜 그 회사 면접에서 떨어졌냐고 항의를 하는 부모들도 있는 시대라서 ... 그런 애매함이 조금이라도 있는 문제는 아예 출제가 불가능하다.

또한 아이들이 제대로 된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문제도 내기 어렵다. 사실 아이들이 경쟁하면 똑똑해 질 거라고 생각들을 하는데 천만의 말씀. 필자는 아이들이 수학을 못하는 건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지 못해서 못하는 경우도 꽤 많이 봤다. 쉬운것 중요한 것 부터 확실히 다지는 교육이 진짜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쉽고 중요한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다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응용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아이들의 주체적인 생각과 그 개념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물어야 하는데... 이것도 또한 채점이 어렵다.

사실 아이들에게 채점이라는 잣대를 들이 댈 필요가 교육에서는 없다. 하지만 이것들이 없어지면 가장 난리를 칠 사람들은 부모들이다. 우리 애가 객관적으로 남들의 아이들보다 우수하다고 증명 받을 수단이 없어지게 되면 자신들의 우월성을 증명받을 수 없고 또한 자신들의 불안감도 위로받을 수 없기에 절대로 점수에 의한 평가를 포기하지 않을 거다.

이게 없어지지 않으면 아이들의 창의성이니 자율성이니 하는 건 공불념에 가깝다. 한마디로 헛소리인 것이지...

오늘 페이스북에서 어떤 사람이 앞으로 융합형 인재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를 읽었다. 코웃음을 쳤다. 너무 그 발언의 속내가 보였다. 한마디로 현실은 하나도 모르면서 어렵고 사람들이 못알아 듣는 그럴듯한 용어 몇개를 써 가면서 자신이 권위있는 척 하려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서 웃겼다.

이 도박판을 엎어야 한다. 한마디로 교육이 돈 되는 투자이고 잘만 하면 우리 애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나의 적절한 투자와 판단이 결합하면 이 판을 다 쓸어버릴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4차산업혁명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혁명은 깨어있는 시민이 주도하는 것이지 일부 선각자들의 외침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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