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by 하얀늑대

... 세라스 아주머니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북받침을 느꼈다. 사실 그녀도 젊어서 결혼했었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 그녀가 젊었을때 결혼했던 남편은 벽돌을 만들고 다루는 기술자였다. 헌데 어느날 병들어 누웠는데 가슴에 피멍이 번지고 번지더니 손 써 볼 틈이 없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녀는 그렇게 떠나보낸 남편의 생각이 났다. 힘들게 일만 하다가 세상을 뜬 남편이 만일 자기 소유의 땅이 있었더라면 좀 달라졌을까?...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주머니 이런 얘기 재미 없지 않나요?"


"아닙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사실 이런 얘기를 우리 여자들에게는 잘 해 주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들 여자들은 모이면 그저 애들얘기, 남편얘기, 오늘 뭐 먹을까... 이런 얘기만 하고... 솔직히 저는 그런 얘기만 하고 사는 것도 식상했는데 오늘 너무 좋네요."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모세라는 분이 갑자기 파라오를 만나겠다고 찾아왔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그 분이 젊었을때 이집트의 왕자였다고... 아이를 못낳는 공주의 양자로 들어와 왕자로 키워졌는데 사람 죽이고는 도망쳐서 살았더라 뭐 이런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몇번 일어났었죠. 아주머니도 아실겁니다. 나일강이 핏빛으로 변하고... 개구리가 온 땅을 뒤덮고... 이런 일들 말이죠. 헌데 이 일들이 전부 모세 어르신이 하나님의 능력을 대신 행하신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사건들은 기억해요. 헌데 신기하게도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어요. 이집트 사람들은 정말 고생했고요"


"그런 일을 겪으면서 우리들 남자들중에 각 부족의 지도자 정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서로 연락을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여호와 하나님이 우리를 꺼내주기 위해서 일하시기 시작한거다. 그러니 우리도 조직을 정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라는 그런 의견들이 주를 이루었죠.


하지만 지금 이집트에서 하고 있는 일을 마냥 팽개치고 떠날 수 없다...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비록 이집트 사람 밑에서 피고용인으로 지내고 있는 처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집트에 지내면 헐벗고 굶주리지는 않고 최고의 의사와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딸이 있는데... 사실 이집트에 그냥 눌러 있고 싶었거든요. 딸아이를 생각해서.. 그래도 제가 나름 산파 기술을 익혀서 오랜기간 쌓은 평판도 있는지라... 이집트 귀부인들도 저를 불러서 아이를 낳곤 했거든요. 그렇게 만든 평판을 다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가야한다니까 내가 간다...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더라고요"


"아주머니 같은 분들이 더 많았을 수도 있어요. 남자들의 의견은 팽팽했습니다만 여자분들과 아이들까지 만일 의견을 묻는다면 아마 이집트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분들이 더 많았을 거 같아요. 무엇보다도 이집트는 세상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니까 말이죠"


함셋은 오랜만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힘이 났다. 그날 가나안 사람들과의 전쟁이후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어디에서 부터 잘못되었고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는 며칠 전 부터 이집트의 생활에서 부터 시작한 그들의 여정을 머리속에서 정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머리속에서 차근히 정리하고 있었던 바로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그는 세라스 아주머니의 경청이 너무나도 반가왔다.


"헌데 우리가 양을 잡고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던 그 날... 이집트인의 장남들이 몰살을 당하던 그 날 모든 것이 결정이 났습니다....


바로 그 다음날이었을 겁니다. 모세 어르신이 파라오를 만나러 들어간 그 시간에 저희들 남자들은 시급히 모였어요. 그리고 논의를 했죠. 모세를 따라서 이집트를 나갈 것이냐 말 것이냐...


사실 그 전만 하더라도 모세를 뭘 믿고 나가느냐 는 의견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집트인의 장자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는 다들 놀라기도 했지만 두려웠어요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여호와께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봐라 시키는 대로 양을 잡고 문설주에 피를 발랐으니 무사하지 않느냐' 라는 의견이 다수의 의견이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르우벤 지파의 수장이 되시는 삼무아의 부친께서 이런 말씀을 하셔서 분위기는 완전히 이집트를 한명도 남지말고 모두 떠나자... 라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우리는 여호와님의 백성이다. 여호와님께서는 우리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하셨다. 이 얘기인즉은 우리가 모세 어르신을 따라 나서기만 하면 그 앞에는 이집트의 논과 밭과는 비교도 안되는 땅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그 땅을 차지만 하면 된다... 라고 말이죠


여호와님은 우리를 위해서 오랜 기간 그 땅을 준비해 놓고 있으니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으로 나가는 게 아니다. 이사를 좀 멀리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가는 그 곳에는 우리가 일구고 살아갈 땅이 기다리고 있다. 거기서 우리는 마치 이집트 사람들이 우리를 부리던 것 처럼 종을 부리면서 땅의 주인이 되어 지금 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게 될 터인데 뭐를 두려워하느냐...


오히려 남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서 이 모든 복을 하나님이 취소해버릴수도 있으니 우리는 모세 어르신을 따라서 한명도 남지 말고 모두 길을 나서자...


그리고 그 말씀에 오랜 랍비 몇분이 그 말이 맞다고 공증을 해 주셨어요. 그런 분위기가 되자 우리 모두는 당장 며칠 안으로 모두 애굽 생활을 정리하고 이사를 가겠다는 서약을 했죠...


사실 이집트를 떠난 이유는 따지고 보면 두가지였어요. 하나는 여호와님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지 않으면 장자가 죽어나가는 걸 바로 눈 앞에서 봤으니 그걸 본 사람이라면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여호와님 덕에 잘살아보고자 하는 욕심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여호와님이 땅을 주신다. 그 땅에서 우리는 이집트 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잘 살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품삯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일구는 땅의 주인이 되고 대대손손 그 땅은 물려주면서 우리 자식들까지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다...


이 두가지 마음이 이집트를 떠나게 된 마음이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스라엘 족장들의 회의에 빠짐없이 참여한 제가 보고 들은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면 틀림이 없을겁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