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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Dec 18. 2018

선행학습이 가지는 단점과 약간의 장점

제발 다양한 교육이 존재할 수 있는 생태계 좀 만들자구

선행학습은 필자의 경우 꽤 부정적이다. 사실 미리 공부할 필요도 없는 것을 어설프게 배우서 수업시간에 들어와 어설프게 잘난척 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그 수업은 상당히 골치 아파진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어느 누구는 의기양양하고 어느 누구는 기죽고 수업에 집중하면서 모두가 동참하기 보다는 미리 공부한 아이들만 시간을 독점하는 일이 벌어진다.


해서 선행학습은 적어도 공교육에 있어서는 피해햐 하는 것이 맞다. 그 수업에서 기죽은 아이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기회를 빼앗아서 선행교육을 한 아이들이 가져가는 불평등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 적어도 필자가 경험한 한 원인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오히려 교실 전체에 있어서도 손해인게 어느 특정 몇몇에 의해서만 배움이 진행되면 모두가 동참하면서 만들어지는 시너지가 없어지는거다. 한마디로 누군가는 끌어가지만 대부분은 끌려다니는 교육이 되는 것인데 이것은 처음에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모두가 지쳐서 흐지부지 해 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반 전체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다. 끌고 가려다가 지치고 끌려 다니다가 지치고 결국에는 모두가 불행해 지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사실 교육이라는 것은 길게 멀리 가야 하는 개념이지 단 시일 안에 최대한의 효율을 만들어 내야 하는 개념은 아니니까 말이다.


( 지나가는 말 : 해서 필자는 제한되어진 우열반 수업은 적극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코딩 수업에 있어서는 절대적이다. 비슷한 성취목표를 가진 학생들이 모여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면  높은 성취를 하는 걸 많이 봤다. 필자도 수업때 '강백호 클럽' 이라고 이름 붙인 초짜들의 스터디 그룹을 수업과 병행하여 운영하면서 꽤 효과를 보기 도 했었고... 필자는 수준별로 학생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학급 안에서 수업을 제대로 따라기지 못하는 학생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면 그들이 수업을 포기하지 않을 교육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선행학습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결과를 만들 가능성이 있지만 ... 나름 순기능 또한 있다는 걸 필자는 알고 있고 또한 인정하고 있다. 그 순기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은 내적인 불안상태를 면하고자 하는 쪽으로 행동하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새로운 것은 아직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것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불안요소로 느끼게 된다.


물론 신상품이나 새로운 스마트폰기기 같은 것들은 그것을 통해 가져올 즐거움이 불안감을 이기고 또한 새로운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도 있기에 사람들은 기꺼이 새로운 것에 뛰어든다. 만일 새로운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정말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릅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면 과연 새로운 것을 즐기기 위해 그것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불안을 피하기 원하고, 그러기에 안전하다고 파악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기 마련인데... 지식도 그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단계에서 내가 바닥을 깔지 않을까... 내가 공부 못하는 쪽으로 떨어져서 비난받는 위치에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새로운 것을 익히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번 필자의 교육현장에서도 관찰 되었다. 해서 필자는 이러한 불안 요소를 새로운 단원, 새로운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없애주는 것을 나름의 노하우로 가지고 있다.


이것은 마치 미지의 땅을 들어서는 이방인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능한 등반가도 미지의 산을 오를때는 반드시 길을 아는 안내자( 세르파 라고 한다 )의 안내를 받아서 오르는 것 처럼, 미지의 세계에 들어서는 그들에게 충분한 맛뵈기와 길잡이를 선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형태의 맛뵈기 인지는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구사하는 편이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다짜고짜 짜서 컴파일해서 돌려보기" 같은 것이 있다.


마치 이건 아이의 손을 붙잡고 낯선 동물원에 들어서는 부모의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긴장하지만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있기에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을 느껴 가면서 새로운 광경을 접하게 된다. 만일 그 가운데서 강하게 키운답시고 아이의 손을 놓아버리면 아이는 어느 순간엔가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것을 즐기는 것을 멈추고 오직 엄마아빠만 찾게 될 것이다. 안전을 최 우선적으로 갈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니깐


헌데 이걸 제대로 하는 선생을 나는 많이 못봤다. 그냥 파워포인트로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죽 하고는 예제 프린트해 준거 나눠주고는 "이거 이대로 타이핑해서 돌려보시면 제가 파워포인트에서 설명한 대로 동작하게 됩니다 한번 해 보세요" 정도의 교육이 이루어지는게 현실인데 ... 사실 어느정도 도사급의 궤도에 오른 사람에게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대해 커다란 부담이 없고, 워낙 기본이 튼튼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많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사실 자신이 얼마든지 독학하면 새로운 기술을 익혀서 활용할 수 있지만 사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리도 제대로 된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질문을 받아 줄 사람이 필요해서 새로운 기술의 교육과정에 입과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딱히 누군가가 반드시 가르쳐 주어야만 하는 사람들은 아닌거다.


하지만 초짜들은 틀리다. 그런 사람들이 성장하는데는 그런 식으로 가르쳐서는 자신이 깨달아 스스로 뭔가를 만들고 응용하는 형태로 자라니기는 어렵다. 당장에 새로운 것이 충분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외부에서 강의로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고 필자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 과정은 마치 어린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고 적응하는 것 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우리네의 교육과정은 절대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을 극복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있다. 그게 선행학습이라는 거다.


해서 실제로 필자의 교실에도 보면 교육일정이 상당히 빡빡하게 내려온 경우에는 선행학습해서 온 학생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미리 한번 보고 온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두려움이 없을 수 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해서 필자의 경우에 권한이 있을 때, 뒤 쪽에서 배우는 고급과정을 생략해서라도 앞 쪽에서 기본을 닦고 익히는 과정의 시간은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늘 이야기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는 않았다.


왜냐하면 2주 교육으로 초짜가 인공지능 전문가가 됩니다... 라는 과정이 프로그래밍의 기본을 익히는데 6주 잡고 갑니다...  라는 과정 보다 잘팔리니깐. 물론 본인이 이미 어느정도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전자도 괜찮겠지만 정말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후자가 훨씬 좋은 교육이 된다.


헌데 우리나라의 지금 코딩교육은 거의 전자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왜냐하면 교육이 사업이 되고 있고, 거기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표가 생기면 교육의 효율성을 따져서 짧은 기간 많이 가르쳐야 한다는 식으로 가격대비 성능비를 올리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진행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다 ( 사실 교육센터 하나 차지하고 있으면 거기 임대료만 해도 엄청나니깐 )


교육이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의 위치를 포기할 수 있어야 정말 제대로 된 교육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지금 그런 교육을 진심으로 원하는 교육주체는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 적어도 다양성이라도 보장되어야 할 터인데 정부는 ncs 과정으로 모든 것을 일원화 하려고 하고, 거기서도 결국 지향하는 건 교육의 효율성이거든. 예산이 얼마 들어가니 결과가 이렇게 나와야 한다.... 뭐 이런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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