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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Dec 22. 2018

코딩으로 대학입학? 어이가 없네 ...

정부는 학원 배만 불려주는 일을 하게 될거야

요즘 코딩열풍이 좀 사그러지긴 한 모양이다. 작년 이맘때 코딩을 못하면 마치 인생이 망가질 것 같이 호들갑을 떨면서 2주일에 400만원 하는 강좌가 날개돋친듯이 팔려 나가는 걸 경험했는데 ... 요즘은 그런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 하지만 여전히 코딩 못하면 인생 낙오자 될 것 처럼 강의팔러 다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그리고 필자는 그 사람들의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작년 같은 경우에는 프로그래밍을 정규과목에 집어넣어서 대학입학전형에 반영하겠다는 충격적인(?) 선언까지 있어서 필자를 정신줄 좀 놓게까지 했었는데 ... 솔직히 그게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게 ...


"제대로 가르칠 선생이 없는데 무슨!!!"


 사실 프로그래밍을 전공을 하고 교직까지 이수한 선생을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일단 선생이 확보가 어려울 거다. ( 우리나라 전산과 컴공과 가서 한번 파악 해 봐라. 교사 자격증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사실 컴공과를 나와도 제대로 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인원은 졸업생의 15% 미만이라고 필자는 확신힌다. 그 정도 인원정도가 스스로 알아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또한 발생되어진 에러의 원인을 추적하여 그것을 수정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 솔직히 아이들이 짜 온 프로그래밍의 동작 원리를 설명해 주지 못하고, 거기서 발생한 에러를 잡아주지 못하는 선생이라면 과연 강단에 설 자격이 있을까?


헌데 정부에서는 현재 교실이 자꾸 줄어들고 있으니 다른 과목의 남아도는 교사들을 속성으로 코딩교육을 시켜서 코딩교실 교사로 투입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 까지 들었으니 ... 참 그런 선생들이 코딩 잘도 가르치겠다 ... 공과대학 4년을 나와도 코딩 못하는 인간들이 수두룩 한데 말이야 )


그렇다면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일선에서 프로그래밍 경력이 짱짱한 사람들을 교사로 채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겠지만 그거 기존 교사들이 당장에 뒤집어 질거다. "아니 교직 이수도 안하고, 교사자격증도 없는 사람에게 함부로 교단에 서게 하는게 말이 되느냐" 라고 하겠지. 그리고 필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급해도 공교육이 그렇게 가는거 아니다. 공교육이라면 전체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에 맞게끔 전체를 고려해서 설계를 해야 하는 것인데 급하다고 해서 아무나 교사로 세우고 한다면 이익집단에 따라서 교육이 좌지우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교육장사 만큼 확실하게 노다지를 캘 수 있는 곳이 어디있는가 밀이다. 더구나 대입과 연동된다고 한다면


거기에 ...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연습해보려고 한다면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 컴퓨터 없이 그냥 종이와 연필로만 하는 프로래밍교육이라 ... 상상하기 어렵다. 이건 마치 음악을 배울때 필기로 기타와 피아노에 대한 시험을 치루어서 그걸로 콩쿨 입상자를 가리겠다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


헌데 지금 우리나라 전 학교에 그리고 전체 학생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습을 해 볼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 져 있느냔 말이다. 적어도 공교육이라면 그것도 생각해야 한다. 산간벽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건 산간 벽지에 사는 아이들은 그냥 대학 가지 못하게 국가에서 가로막는 꼴 밖에는 안된다.


그리고 어느 프로그래밍 언어를 어느만큼 가르칠지, 어느정도의 수준을 목표로 할른지 ... 제대로 된 교과서조차 존재하기 어렵다고 본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응용되는 분야도 무궁무진한데 처음서 부터 C언어 같은 범용적인 언어로 접근해야 할른지 아니면 파이선처럼 쉬운 언어로 접근해야 할른지 조차도 의견통일하기가 어려울텐데 하물며 뭐를 가르쳐야 할지,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야 할른지에 대해 쉽게 의견일치를 보기 어려울거다...


아마 당장에 나라에서 다그쳐서 시작은 할 수 있을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과정은 하면 할 수록 삐걱거리면서 부작용만 낳을 게 불 보듯 뻔하다.


제대로 된 선생도 못구하고, 제대로 된 실습시설을 갖추는 것도 어렵고, 제대로 된 교육목표를 설정하기도 곤란하고 그 목표에 걸맞는 교육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곤란하고 ...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데 뭐하러 하나? 이래도 구지 밀어붙인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아마 이거일거다.


"학원들을 먹여살리려고 정부가 애쓴다"


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


물론 컴퓨터 프로그래밍 중요하다. 정보통신 기기가 필수기기가 되고 있고 그 기기위에서 기동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해야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구할수도 있고 활용해서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적절한 소프트웨어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인간의 삶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필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


헌데 우리나라 현실에서 지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정규 교과목에 편성해서 영어 수학 만큼의 시간을 확보 할 수 있는가? 안그래도 지금 어렵다고 힘들다고 새벽 2시까지 학원을 뺑뺑이 돌고 있는 애들에게 코딩까지 해야 하니 이제 새벽 4시까지 학원을 돌아야 한다고 당신은 말할 수 있나?


그럼 시간을 줄이자고?... 지금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줄이자고 하면 과연 반발이 없을까나? 수업시간이 곧 힘이고 권력이고 밥줄이다. 수업시간이 줄어들면 선생이 줄어들어야 하고 누군가는 잘린다는 얘기다.


거기에 수업시간 만큼 대입의 중요도를 낮추어야 하고 그러면 학원도 당연히 반발한다. 그러면서 아마 국제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없을거라는 등의 기사 한 두편 올리고 ... 거기에 기존에 영어 수학의 사교육에 거금을 들여온 학부모들이 동조하면 게임은 끝이다.


교사 학부모 학원 .... 어느 교육의 주체도 기존에 자신들이 어렵게 확보한 수업시간을 내어 줄 생각이 없다.


그러면 아마 일주일에 1시간 정도의 수업으로 타협을 보려고 하겠지 ㅎㅎ 헌데 이게 웃기는 얘기다. 사실 프로그래머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 입장에서 32시간 정도는 3일 공부꺼리 밖에 안된다. 더군다나 뜨문뜨문 이루어지는 공부는 집중도가 떨어진다. 끽 해야 연간 24시간 공부 하는 효과 정도가 나겠지


24시간 공부해서 참 얘들이 뭐를 알겠나? 그 정도 교육은 필자의 교실에서 이틀이면 이루어진다. 8시간 교육 4시간 자습 이틀 공부하면 코딩교육 1년치를 다 따라잡고 그 이상을 배울 수 있다. 밥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헌데 나라에서는 아마도 이걸로 코딩교육을 하게 되면 청년실업을 극복하고 애들이 창업에 나서면서 성공신화를 만들어 내면 좋은 정책을 만들었다고 상도 받고 승진도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양인데 꿈 깨시라. 그건 지금 당신이 전혀 모르는 언어 ... 예를 들어서 라틴어를 24시간 속성으로 배워서 라틴어 소설을 써서 책을 팔고 그걸로 외화를 벌겠다는 얘기와 다를 게 없더란 말이지.


이런 마당에 구지 코딩교육을 애들에게 시킬 필요가 뭐가 있냐는 말이다. 그럴 돈이 있다면 차라리 대학입시와 상관없이 수능도 필요없고 내신도 필요없고 아이들이 프로그래머로 먹고 살겠다는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받아 줄 수 있는 대학과 동등한 수준의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기관을 만들어 주어서 그네들에게 창업교육을 시키는게 맞는거 아닌가?


뭐 이런 얘기 해 봤자 입만 아플거다. 헌데 지금은 결국에는 학원만 돈 버는 구조로 갈 수 밖엔 없다. 공교육은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없고 그럼 사교육으로 가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결국 코딩교육을 정부가 나서서 주도하는 것은 정부가 학원들 배만 불리우고 부모에게는 헛된 희망만을 불어넣고 아이들은 더 공부하라고 압박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학원들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해 정부의 누군가를 꼬드겼겠지... 공무원은 또 거기에 혹해서 내가 우리나라의 교육혁신을 주도했다는 착각속에 빠졌을 터이고...


그럴 돈 있으면 더 의미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다음 글에서 언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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