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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희 Sep 09. 2020

Happy Box

 [나날의 끄적] 채워간다는 것

MS워드에서 그래픽 구현 방법을 배웠다. 아주 간단한데 그동안 그냥 어려울 줄 알고 안 했더랬다. 10초면 요령 알고 30초면 응용 가능한 것을. 대학 때도 안 했던 것을 20년이 지나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한다는 게 조금은 어이없기도 하다.


한참 늦어졌더라도 무엇이든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Happy Box에 써넣었다. 4 cm×8cm 크기의 조그마한 Happy Box는 미국에서 사 온 것이다. 행복 상자. 그 이름부터 미소 짓게 만든다. 나에겐 Happy Box가 있다. Happy Box  안에는 종이와 샤프펜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해당 문구는 이렇다.


This is your happy box.
Write down all the things you love to do, names and stories of the people you love, and  all the 'little things' in life that bring you joy.


이것은 행복상자다. 네가 사랑하는 모든 일과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이야기, 그리고 네게 기쁨을 주는 아주 작은 모든 것까지 써라.

 행복상자 안에 글씨로 채워진 종이는 단 한 장. NC의 파란 하늘에 대한 얘기다. 쓸 행복이 없던 건지, 바빴던 건지. 행복했던 순간도, 행복했던 일도, 사랑하던 사람들도 있던 듯한데... 다만 쓸 시간이 없던 것일까. 그리고, 필기되지 않은 행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오늘 두 번째 종이를 채웠다. MS워드 그래픽을 만들었다고. 세상에서 버틸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긴 듯도 하다. 그렇게 낡아가는 머리에, 하나씩 하나씩 새로운 것을 채워나가야지. Happy Box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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