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서울에서 400킬로 정도는 가야 하는 곳이다. 따뜻한 남쪽 끝자락이며 한 시간 거리에는 바닷가가 있어 내륙이지만 일년 내내 갖가지 해산물들을 밥상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또 한겨울에도 몸을 꽁꽁싸매는 롱패딩이 아닌 얇은 코트를 입는 젊은이들이 느긋히 걸어다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뻥 뚫린 고속도로 덕분에 빠르게 가면 4시간으로 갈 수 있지만 성묘가 많아지거나 3일 연휴나 명절에는 6시간까지 걸리는 아직도 서울에서는 아주 먼 곳이다.
이런 우리 고향에서는 서울 가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늘 화제가 되었다.
이는 마치 영웅담이나 미담처럼 이야기 되었고 나도 가까운 친척의 성공담을 늘 듣고 자랐다.
'그 삼촌 알제? 그 삼촌이 서울에 이태원에서 엄청 큰 가게를 차려서 돈을 많이 벌어서 부쳐준다 하더라. 너도 커서 그 삼촌처럼 되야 한다.'
나는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처럼 서울에서 성공한 삼촌이야기를 들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자라는 어린 나의 마음에는 서울이라는 곳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동화책에 나오는 왕자님이 있을 것만 같은 판타지 세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