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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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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엔진 Nov 18. 2017

숨 죽이고 기다리자..

낭만필름 세번째 컷

필름은 한장 한장이 돈이다.

메모리카드처럼 지우고 다시 저장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컷한컷에 필름 한 롤의 가격이 나눠져 있다. 물론 현상비가 포함되겠지만, 굳이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실감이 된다. 안타깝게도 오래된 것은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이 쪽 세상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머리에 돌기 시작하자 쉽게 셔터를 누를 수가 없게 된다. 특히나 손떨림방지에 노출계까지 고장인 카메라를 운용하는 것은 컴컴한 동굴에 성냥 하나 없이 서 있는 기분이였다.




유명한 사진 강의나, 사진 설명 책자를 보면 가장 첫번째로 나오는 것이 카메라의 파지법과 촬영자의 자세이다. '사진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카메라는 안정적으로 파지하고 팔은 가슴에 바싹 붙히며, 셔터를 누를 때에는 숨을 참는 것이 좋다.'


디지털로 촬영할때는 별 의미 없는 소리였다. 흔들리면 다시 찍으면 된다.

그러나 필름은 방법이 없다. 사진이 흔들렸는지 확인 하려면, 일주일은 기다려야 할 판이였다.

유일하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너무 많이 스쳐지나가 기억에 남은 문구..


'안정적 파지, 팔을 붙히고, 숨을 참아라.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셔터를 눌러라'


2017 Stampede. Calgary AB,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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