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필름 여섯번째 컷
나의 첫 필름카메라는 아버지가 쓰시던 Nikon FM2였다.
아버지도 90년대 후반 누군가에게 중고로 샀다고 했다.
20년이 지나 그 카메라는 집에 도둑이 들어 원치 않게 내손을 떠났다.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찍고 있으려나..
카메라를 도둑 맞고 10년즈음이 지나서 지금의 카메라를 샀다. 어떻게 된게 30년 전에 산 도둑맞은 카메라보다 성능은 더 떨어졌다.
지금 필름카메라를 사서 촬영을 할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이전의 누군가도 이 카메라를 들고 나 처럼 설레였을까. 새로운 것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잡고 있는 부분을 잡고 같은 셔터를 눌렀을텐데..뭘 찍었을까? 내가 본 것과 비슷한 것을 봤을까..'
뷰파인더를 보며
'누군가도 이곳에 눈을 대고 뭔가를 봤을텐데...'
그리고는 생뚱맞게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비슷하게 느꼈었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 본다....
수 많은 중고를 사면서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부담스럽고 무의미 하다.
그런데 유독 필름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마도 예전 부터 바뀌지 않았던 방식으로 기억을 기록하기 떄문에, 괜히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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