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필름 여덟번째 컷
올해 다녀온 유럽여행에서 와이프의 눈치를 살살 보며 필름카메라를 가져갔다. 솔직하게 말하면, 숨겨서 가져갔다. 허락보다는 용서가 쉽다기에....
참 허무한 것은 그렇게 가져온 무거운 카메라를 이리저리 많이 들고 다녔지만, 여행후 현상을 맏긴 결과는 처참했다..
3롤 중에 2롤이 찍히지 않았고 겨우 마지막날 촬영한 딱 한롤만 촬영이 되었다.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너무 아쉽고 어설픈 나의 필름로딩이 후회스럽다. 으아..
오래전 부터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무엇인가를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지만, 꼭 찍어야 하는 순간에 찍을 수가 없는 아쉬움이 더 큰것 같다.
노출계가 고장난 필름 카메라로 결정적인 순간에 셔터를 누른다는건 도박같은 일이다.
더욱이 연사기능이 없는 골동품 카메라로는 승산이 없는 도박판에 올인을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촬영하는 순간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시간은 설레인다.
항상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올수만도 없겠지만, 온 몸의 감각이 집중되는 그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물론 결과물이 마음에 들면 금상첨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