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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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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엔진 Nov 26. 2017

물감과 필름

낭만필름 열 한번째 컷

고등학교때, 만화를 그렸다. 그때는 그것으로 한 평생 행복하게 난 먹고 살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달갑지 않았던 부모님의 눈을 피해 당신들이 주무시고 난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새벽 3-4시에 자는게 일쑤였다. 그렇게 나는 올빼미가 되었다.

그림을 그릴때 직접 사용하진 않았지만, 두가지 물감이 섞여서 표현되는 오묘한 색들을 보았던 기억이난다.


이제는 물감대신 카메라를 들고 있다.




퇴근 길, 운전 중에 본 하늘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급하게 차를 세우고 한컷을 찍어야된다고 생각했지만, 마땅한 주차 공간을 찾지 못했고 결국에는 집앞에 와서야 카메라를 손에 들 수 있었다. 


구름과 함께 보이는 강한 석양이 만든 gradient는 예전에 본 두색이 섞여가는 팔렛트를 보고 잇는 것 같았다. 


필름이 디지털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부분을 하나 꼽자면, 계조표현일 것이다. 디지털도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다지만, 아직 숫자들의 조합으로는 자연적 화학표현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점령당하지 않을 부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래 해본다. 


자연은 진짜로 무엇인가가 섞이는 것이니까..


Fall Sunset | New Brighton, Calgary AB,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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