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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엔진 Nov 02. 2017

시선을 남긴 다는 것에 대하여..

가볍지 만은 않다.

꼭 들고 가야 해?

와이프는 내가 사진기를 가지고 가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무거운 사진기가 짐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였고, 지금의 핸드폰들은 전문 사진기만큼이나는 아니지만, 내가 먹고, 입고, 했던것들은 충분히 보여줄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기에 바리바리 사진기를 챙기는 나의 모습이 사랑스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나에게 셔터를 누른다는 것이 단순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 모든 순간을 정지하게 만드는 것이기에,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나의 시선은 그곳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시선이 머문 사진들을 보았을때, 그 순간을 좀 더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사진 속의 장면은 내 머릿속 동영상의 Pause된 부분이고, 사진 속 뒤의 장면들은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그곳의 소리와 그 순간의 감정들이 다시 올라오고, 가슴은 그 순간을 다시 기억하며 설래인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 바램이 있다면, 내가 느끼는 그 순간의 감정들이 이 사진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에게도 전달 되는 것이다. 


처음으로 나간 프라하 올드 타운. 비가 오고 있었지만, 날씨는 맑아졌다.


저분은 나를 보고 있고, 나는 저 분을 보고 있다. 정말 나를 보고 있었을까?
사진을 밑에서 찍으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 허리만 숙여도 다른 세상이 보인다.


퇴근길의 트램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바라본 동상이다. 동상안은 그대로인데, 저 동상 밖은 새로운 세상이다.


트레인에서 본 건물, 누구일까?


쉐브론 역. 반대편 벤치에 있었다.


너무 일찍 일어난 날 아침.


호텔 앞 브런치 집. 언제나 상팔자인 친구.


출근길은 한 방향인가 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사진클럽에 있던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냥 버튼 누르면 다 찍히는 건데, 뭘 그리 고민하고 찍어대냐?"


적어도 그 친구는 지금의 나보다 좀 더 많은 추억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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