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빵점 엄마

by 교수엄마

나는 오늘도 빵점 엄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이다 처럼 어디에다 말 못 하는 답답한 마음을 여기에 끄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주말 내 일과는 쉼 없이 바쁘다.

아이들과 남편 아침을 차려주고 치우고,

아이들과 놀이하고.. 남자 쌍둥이랑 노는 놀이는 일반적인 얌전한 놀이가 아니다..

씨름을 온몸이 부서져라 한다..

아이들 에너지는 나보다도 넘친다..

한바탕 씨름을 하고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치우고 애들은 농구수업을 한 시간 다녀왔다..


유일하게 한 시간 내 쉬는 시간,

커피를 마셨다..아니 카페인을 보충했다.


아이들은 돌아오자마자 같이 축구를 하러 가자고 조른다. 난 기운 없는 마흔네 살 늙은 엄마..

그래도 머릿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늙은 몸을 이끌고 애들과 남편과 인근 대학교 축구장으로 간다.

이전에 내가 지금 대학으로 옮기기 전에 근무했던 대학인데 근무했을 때보다 더 자주 가는 느낌이다.

거기서 축구 2게임을 하면 지쳐서 널브러진다..

여기서 끝나면 좋으련만.. 농구가 기다리고 있다..

농구게임을 하려고 보니 내가 빠지면 2대 2가 안된다.

다시 몸이 부서져라 농구를 한다..

게임을 끝내니 저녁이다. 온몸이 욱신거린다...

집으로 돌아와 그대로 눕고 싶지만 난 엄마니 또 저녁밥을 준비한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생선 발라주세요..

내가 내는 퀴즈 맞춰보세요..

엄마는 대통령 누구 뽑을 거예요~?


끊임없는 질문에 공감하고 답변해주려고 노력한다.

몰랐으면 모를까 내가 그래도 유아교육과 교수인데 아이들과 상호작용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머릿속에 가득인데 차마 제발 말 좀 하지 말고 조용히 밥 먹어라

말할 수 없어 차근차근 대화를 했다.. 얼굴 표정까지는 차마 밝아지지가 않았다..

저녁을 먹고 갑자기 둘째가 기타를 쳐보고 싶다고 하여 남편이 창고에서 먼지 가득한 기타를 꺼내왔다.

아이가 없을 때 남편이 종종 치고 했던 기타인데..

기타를 서로 치겠다고 쌍둥이들이 티격태격이다.

그러는 사이 한참 시간이 지나 드디어 잘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아빠가 잠자리에 들자고 하는 소리에 쌍둥이들이 통곡하며 운다.

윷놀이나 더하다가 자자고..

윷놀이에 블루마블까지 하자고 조르면 기본 한 시간은 더 놀아야 한다..


참다 참다 나도 울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어쩜 엄마 입장을 이리도 생각하지 못하냐고 말했다..

애들은 빤히 날 쳐다본다..


오늘도 난 빵점 엄마다.

유아교육과 교수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아이들도 제대로 케어 못하는데 이론이나 강의가 다 무슨 소용이나 싶다.

엄마도 교수도 빵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엄마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