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이너가 바라본 공간이야기 11. 누데이크 성수
세상에 없던 예술적인 베이커리 '누데이크'를 방문하면 마치 초현실주의 작품 안으로 걸어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우스 도산에 위치한 누데이크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신선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성수동에 생긴 누데이크는 '신선'을 넘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이 들었어요. 중세 유럽의 가구처럼 커다란 원탁 테이블에 평상시 볼 수 없는 크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빵들, 그리고 그 테이블을 둘러싸고 빵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여기가 외국이야?라는 느낌이 아니라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오묘한 기분이었어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누데이크는 초현실주의 기법인 데페이즈망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게 합니다. 데페이즈망은 현실적인 사물들을 그 본래의 용도, 기능 의미를 이탈시켜 그것이 놓일 수 없는 낯선 장소와 조합시킴으로써 초현실적인 장면을 창조해내는 현대물의 기법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가 있죠.
사람들은 작은 것을 크게 만들거나 큰 것을 아주 작게 만들거나 낯선 것을 익숙한 공간에 가져오면 심리적으로 아주 새롭다고 느낀다고 해요. 누데이크는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잘 파고들어 새로운 공간을 오픈할 때마다 큰 이슈를 만들어냅니다.
예술을 예술로 바라보고 베이커리를 베이커리로 바라보았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초현실적인 누데이크의 성공, 새로운 공간을 꿈꾸고 있다면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