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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홀씨 Aug 23. 2019

디자인에 취했네요.

최근에 우리는 꿀 브랜드의 캐릭터 의뢰를 맡게 됐다. 달래가 그렸던 그림들이 포트폴리오가 되어 의뢰가 들어온 일이었는데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웹툰이나 일러스트와는 또 다른 개념이었다. 그래서 무작정 그리기보다는 캐릭터에 대해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고 하여 책을 몇권 사려고 보니 센텀의 서점들은 전문도서가 아예 없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민도서관에 '캐릭터'라는 제목으로 검색을 해보니 괜찮은 책들이 꽤 있었다. 몇년만의 도서관행인지, 달래는 간 김에 새로 도서관 회원증도 만들고 왔다. 왜 그동안 도서관에 디자인관련 도서가 있을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친김에 다음 다음 프로토 카드뉴스 콘텐츠는 그러한 디자인 관련 도서들을 소개하고 함께 책이 비치되어 있는 도서관도 소개해주려고 한다. 부산의 도서관들이 디자이너들에게 뜻밖의 핫플레이스가 된다면 뭔가 재밌는 풍경이 생길 것 같았다. 


우리사무실 자리는 입구에서부터 나란히 달래, 나, J 이렇게 쪼로록 붙어있는데 어제 오늘은 왼쪽에서 달래가 캐릭터 공부를 하고 오른쪽에서 J가 바우하우스 관련된 카드뉴스를 작성하느라 현대 산업디자인의 역사를 공부하고 있어서 뭔가 다같이 대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윌리엄모리스, 루이스설리반, 디터람스, 푸투라, 헬베티카... 우리가 살고 있는 2019년 지금도 곳곳에 과거로부터 만들어진 디자인 철학과 정신이 이어져오고 있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로 과거로부터 수많은 캐릭터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면서 연구되고 재탄생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나는 우리가 그러한 역사가 있는 전문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100년전 바우하우스의 정신이 이어져온 제품들을 현재에도 구매하고 그로 인해 삶의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대단하지 않은가! 


물론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제품을 만들 수는 없지만 편집디자이너로서 과거 활판인쇄때부터 사용해온 자간과 행간을 자유롭게 운용하며 일한다는 것이 언제나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오늘 공부하는 두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일하며 어쩐지 직업에 대한 애정도가 상승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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