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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홀씨 Sep 04. 2019

다음 달 월급은 어디서 구하지?

보통의연구소 대책회의

오늘은 우리가 소속되어 일하던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날이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볼 수 있었고 좋은 팀원들을 만나 많은 자극도 받고 우리에겐 짧았지만 여러 가지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역시나 경제적인 부분이었는데 우리는 매달 일정 금액을 받으며 아르바이트처럼 일하고 있었다. 들쑥날쑥한 디자인 수입에 비해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있었기에 어느 때보다도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프로젝트가 종료되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려는 찰나, 달래가 회의를 제안했다. 이름하여 보통의연구소 대책회의. 두둥!



달래는 거침없이 업무 리스트를 적어내려 갔다. 그래도 나름 회사의 기밀이기에 상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한 군데의 고정거래처와 외주, 그리고 달래의 너라는 개 고마워 굿즈가 우리의 주 수입원으로 기재됐다.


오늘 달래의 모습은 여느때와 다른 아주 색다른 모습이었다. 원래 나의 동생 달래는 아주 감성적이며 장인 같은 타입이라 돈을 버는 것에 다소 소극적이었는데 회의를 이끄는 달래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주도적인 모습이었다.


식구로써 달래를 바라보는 언니의 마음과 회사의 대표로써 회사 비전을 그리는 직원 달래를 바라보는 마음에 겹쳐지는 아주 오묘하고 희한한 시간이었다.


어찌 됐던 또 한 달은 그다음 달 월급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래도 미묘하게 성장한 파트너 달래 대리가 있으니 한결 든든해졌다. 사람은 일로서 성장한다는 옛말은 팩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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