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아내 / 홍세태

심쿵한시 절절 漢詩 #13

by 박하



By박하.Mar 30. 2017

고전古典의 메아리 : 검색

가난과 아내
家貧 /홍세태

제삿날 앞두고 어쩌지 못하는 가난,
은비녀 파는 것을 애달파하지 않는 아내
나 스스로 당신 효성에 감동하는데
부질없네,이 생애는 장부의 몸뚱이만 헛되이 지었구나

祭先無力奈家貧
제선무력내가빈
不惜銀尖賣與人
부석은첨매여인
我自感君誠孝意
아자감군성효의
此生虛作丈夫身
차생허작장부신

제수도 장만 못하는 가난한 살림살이, 아내는 아끼던 은비녀를 팔아 제사 음식을 마련한다.
아내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은 잠시지만,
가장으로서 무력감에다 좌절감까지.....
마지막 구에 이번 생(此生)이라고 한 걸 보면, 앞을 내다 봐도 형편이 별스레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뜻이다.

산 목숨보다 죽은 조상 모시기에 올인했던 조선조의 사람들, 모르긴해도 제사에 관한 한 양반, 평민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오죽했으면,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한다'고 했을까?
지금이야 한낱 우스개로 들리지만, 조선조 당시라면 이 속담의 무게가 쇳덩이보다 더 무거웠을 법하다.ㅡ박하 생각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홍세태(洪世泰 1653~ 1725)조선 후기 시인. 본관은 南陽, 자는 道長, 호는 滄浪 ·柳下. 역관 신분으로, 문장에 재능이 있어 많은 시를 짓고 남겼다.
한창 때, 스스로를 일러 '소금수레를 끄는 천리마(驥服鹽車)'라고 할 정도로 자부심도 대단했다.
일설에 의하면, 그는 본래 노비였는데, 그의 문재가 뛰어난 것을 보고, 주인이 면천을 시켜주었다고 한다.

가난 속에서도 아내가 남편의 시고詩稿를 잘 간직해 두었기 때문에 문집 柳下集 속에 詩, 1,600여수가 지금까지 전해온다.

2fiUd01511obz47qba6ja_hy1v29.jpg?type=w520
새해 다례상.jpg


매거진의 이전글한양의 봄을 그리며 / 신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