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인생의 중반쯤 왔다고 느끼는 지금,
나의 남은 생은 상향선이 아닌 하향선.
정점 한번 밟아보지도 못하고 미끄러지는 여생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치열함
지독히도 따르지 않는 운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너무 늦은 깨달음..
그리고 찾아온 불면과 우울.
더 이상 위안이 되지 않는 믿음과
기댈 곳 없는 위로들
사지 멀쩡하고
가족 중에 특별히 아픈 사람 없는 것만도 축복
이라는 자위로 버티기엔,
너무나도 힘겨운 하루살이
늙은 노새 같은 아버지에게 여전히 짐을 지워야 하는
일요일 저녁,
마른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영혼의 메마름으로
나에게 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