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색인

비생목

肥生木

by 유명운


녀석은 나를 그렇게 불렀다.

나도 내 몸이 야위어가는 만큼

내 어딘가는 살찌고 있을 거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영혼이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에 눌려

일어설 수 조차 없게 되었을 때,

내게는 빛도 비치지 않았고

물 한 모금 주는 이 없었다.

그토록 찾아헤매던 오아시스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오아시스에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되고 싶다는

내 마지막 소원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끝내 일어서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을

하늘마저 외면해 버렸고

지나간 발자국들은, 또 다시 모래바람 속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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