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진실은 결국 떠오르지 않았고
왜곡된 역사는 끝내 바로잡히지 않았다
광장을 수놓았던 촛불도
항구에 나부끼던 리본도
익숙한 좌절 앞에 길을 잃었다
진실 앞에 떳떳했으나
동료에게 버림받고
관심에서 잊혀져간 내부 고발자의 삶처럼
우리의 정의는 그렇게 또 멀어져갔다
반복된 학습효과 탓에,
불의와 부조리에 길들여진 심장은
이미 차갑게 식은 지 오래였고
누군가 옆에 없이는
혼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생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우리는 또 정의와 함께 그렇게 가라앉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