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색인

해후

邂逅

by 유명운

"넌 언제나 가난하구나."


우연 혹은 필연..


몇 년 만에 보는 그녀를 앞에 두고 폭음을 했다.

얼굴을 마주보고 눈 한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형식적으로 근황을 묻고는 술잔에 잠들고 말았다.


나를 짊어지고 집까지 바래다 준 친구 앞에

가슴속에 맺힌 것을 토해냈다.

친구는 말없이, 눈물 섞인 오물을 쥐어짜는

내 등을 두드려 주었다.


더 이상 쥐어짤 것조차 없는 텅 빈 허함에

추억조차 없다는 게 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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