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의 디지털 디톡스

I’m fine.

by 꿈꾸는왕해

이상하다.

핸드폰 안 보니까 시간이 많아졌다.

매일 숨이 가빴던 조급증이 없어졌다.

반나절도 안 되었는데? 플라세보 효과일까?

이렇게 좋았으면 진작했지라며 생각 해보지만, 사람이 관성이라는 게 무섭다.

언제 또 나쁜 습관이 훅 하고 치고 올라올지 모른다.

반신반의하며 걱정하는 변화지만, 그래도 다이어트 선언처럼 일단 지르고 나면 달라질 수 있다.

나의 '디지털 디톡스' 시도를 브런치에 연재하기로 했으니 그 변화를 적어본다.


책상 위에 하루치 메모지를 두고, 일상의 변화를 적어봤다.

-원래라면 핸드폰에 또 기록하려고 폰을 들었을 것이다.


핸드폰을 안 들고 다녀서 편하다.

-집안에서 화장실 갈 때도 폰을 들고 다녔다.

뭐 대단한 일 한다고 글감이 떠오르는 그, 찰나라도 기록하려고 했는데..

의지와는 다르게 그다지 성과가 보이진 않았다.

핸드폰을 자주 안 봐서 손가락이 안 아프다.

-웹툰을 보거나, 쇼핑을 하거나 오늘의 도파민을 찾아서 스크롤하던 손가락을 멈추니, 양 엄지손가락에 평화가 왔다. 이제 정형외과에 비싼 충격파 치료 안 받으러 다녀도 될 것 같다.

맨날 폰 많이 만져서 손가락이 아파요.. 말하기가 민망해서 일 많이 한다 그랬는데 말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생각을 안 해서 좋다.

심플하다.

밥 먹고, 요리하고 집 치우고, 과하게 복잡하게 생각할 거리가 없어졌다.

-과화게 뭔가 안 하니까 캄 해지는 건가?


멀티를 안 하려 한다.

책 읽을 때는 책만 읽는다.

여러 가지 에너지를 아껴서인지 머리가 약간 똑똑해진 것 같다.

-그런데 집중을 하니 머리가 아프다. 오늘 주식 떨어져서 그런 거 같다.


여유가 생기니 괜히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정리한다.

-밀린 빨래도 하고, 음쓰도 버리고 오고 빨래도 개키고 세라젬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게 뭔가 해야 된다, 사야 한다, 하고 싶다 등등 그런 욕구가 사라졌다.

생리 증후군의 영향이 가셔서 그런지 몰라도, 일단 지금 상태가 너무 좋다.


I’m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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