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하다

디지털 디톡스 2일차 : 머리가 10%쯤 맑아졌다

by 꿈꾸는왕해

디지털 디톡스 둘째 날.




어제 자기 전에 원대한 계획을 세웠는데 늦잠을 자버렸다.

기대감에 부풀어 내일은 뭐해야지 계획을 세우며 잠을 청했다.

그런데 너무 시물레이션을 굴렸는지 각성이 되어 금방 깨어버렸다.

다시 자려고 노력해 봤는데 쉽지 않아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일기장을 펴서 오늘치 일기를 썼다.


나는 원래 일기 쓰는 걸 좋아했다.

중학생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쭉 일기를 썼는데 남자친구가 생기고 그 뒤로 뜸해졌다.

나 자신과의 대화보다 더 즐거운 일이 생겼었나 보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을 때만 일기장을 펴곤 했는데 요새 다시 일기를 쓰고 있다.


다시 나를 찾은 걸까?

나와 대화하는 게 즐거워졌다.


모든 시야를 차단하고 오로지 폰만 보았던 몇 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다시 고개를 들고 시야를 넓히니 눈에 들어오는 게 참 많다.

원래의 나를 찾는 느낌이라고 할까?


폰만 보느라 의미 없이 지나갔던 시간을 이제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일까?

하나씩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다시 하게 되는 것 같다.

집중해서 책 읽기와 자기 전 일기를 쓰는 습관.

가장 마음이 맑았던 시기의 나를 되찾는 것 같다.


다만 아직도 어렵긴 하다.

네이버를 켜면 보이는 웹툰 화면만 봐도 오늘의 웹툰을 읽고 싶기도 하고

누워서 핸드폰을 볼 때 이곳저곳 들어가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자기 조절감을 회복하기로 했으니 오늘치 노력을 해본다.


오늘의 나를 한 줄로 말해본다면

10프로쯤 맑아졌다.



+

방금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네이버 웹툰 화면을 눌렀다.

아이쿠. 습관이 참 무섭다.

흐린눈을 하며 초점을 흐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지나갔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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