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독서의 흔적이 몹시 귀엽다.
나는 가끔 아이가 읽던 책을 빌려본다.
내가 사고 싶던 책을 아이가 고르기도 하고,
어린이 책이 읽기도 쉽고 감동적이기도 해서 즐겨본다.
그런데 책 내용과 함께 따라오는 즐거움 포인트는
책에서 아이의 독서 흔적을 발견할 때다.
형광펜으로 물결 표시하며 밑줄을 치는데
그 모양이 다 다른 게 너무 웃긴다.
가끔은 스프링처럼 동그라미를 돌돌 말에 글자위를 지나가고, 어쩔 때는 줄을 막 그어놓는다.
오늘은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 이름 위에
‘남자’, ‘여자’라고 써놓은 걸 보니 너무 귀여웠다.
주인공 이름을 까먹을까 봐 그랬나 보다.
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라 읽어라 하진 않는다.
다만 서점에 가서 아이가 책을 산다 하면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책을 사준다.
내가 강요를 한다 한들 아이가 책을 읽을까?
난 내가 많이 보여줘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바란다.
나의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아빠가 책을 많이 보셨는데
그 모습이 무척 좋아 보였다.
그렇게 난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다독가가 되었다.
오늘 아이의 책에서 밑줄 친 부분을 보며 귀여움을 느꼈는데 한동안 누구와 책을 공유할 일이 없다가
이렇게 빌려보니 색다른 즐거움이 생겨서 반가웠다
다음 책엔 어떤 흔적이 남아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