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답받고 싶은 마음

내가 준 게 더 많을까? 받은 게 더 클까?

by 꿈꾸는왕해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내 것을 나눠주는 것을 싫어했던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베풀기도 한다.

사랑이 넘쳐흘러야 그 마음을 베풀 수 있다는데 이제 사랑이 흐를 정도로 쌓였을까?


아직은 내 안에 창고에 내 몫을 묶어두고 싶은가 보다.

내가 이만큼 주면 상대도 그의 반정도는 나에게 돌려주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해서 줬으면서 이런 마음은 왜 생길까?

나는 욕심이 많은 걸까?

상대의 고마운 마음으로는 내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것일까?



남편에게 이런 고민을 드러낸 날이 있었다.

그는 상대를 위해 선물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선물한다고 했다.

내 기쁨을 나눠주는 것이라고, 보답이 안 와도 괜찮다고 말했다.

거짓이 아니다 남편은 그런 사람이다.

다만 나는... 내 몫을 갖고 싶은 사람이고, 피드백도 빨리 받고 싶다.

이런 디테일한 욕구를 채우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그는 덧붙여서 선물을 줬다고, 반드시 물질로 보답받는 게 아니라 다른 유형의 보답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너무 시야를 좁게 보지 말라는 말을 해줬다.

덕을 쌓으라는 걸까?


나는 코 앞의 상황만 본다.

그리고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가 준 것만 크게 생각하고, 남도 나에게 최선을 다해 보답했을 수 있는데 그 점을 내가 간과한 걸까?


나의 이런 마음은 인정욕구일까? 생각해 보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는 계산적인 사람이고 내 몫을 정말 고민해서 그대에게 나눠줬으니 이걸 당연시 생각하지 말아 줘요.'

이 메시지가 제일 큰 맥락인 것 같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보살핌 받고 싶은 욕구가 숨어있는 것 같다.

결혼하고 상황이 점점 나아지면서 친정이나 시댁, 주변에선 우리를 걱정하지 않는다.

너네는 여유가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우리는 고민도 없이 살겠거니 하나보다.

부모의 나이도 자식들에게 보살핌 받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자식은 자식인지라

가끔은 나를 걱정하고 챙겨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기브엔 테이크가 부모 자식 간에도 통하는 얘기인 지는 모르지만 나는 기브만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반대로 생각했을 때는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결핍이라는 건 내 안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마음이 그동안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었구나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아직도 그 베풂과 내 몫의 비율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에 대한 대답은 할 수 있다.


받을 수 없는 것들을 바라며 빈 상태로 살아야 할까? 아니다.

나는 감사할 수 있다.

그걸 연습할 것이다.


부모가 준 빵빵한 곳간은 없지만, 건강하게 잘 키워주 신 것에 감사하고..

독립하기 전까지 20년간 열심히 키워준 값을 이제 내가 보답하는구나 생각하려고 한다.

그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한 번은 생각해 보면 좋을 만한 내 고민이었다.


지금 내 마음의 곳간은 살짝 열려있는 상태이다.

그 안을 스스로 이뤄낸 성과로 하나하나 채우고 그 과정의 기쁨을 나눠야지

그리고 서운함보다 감사함으로 이 공간을 채워야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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