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온전하다
몇 주간 바쁜 일정이 지속되었다.
주중에는 학원 수업이 연달아 있었고,
주말마다 약속이 이어졌다.
원래 주말에도 가족끼리의 시간을 보내는 우리는,
주마다 이어지는 약속에 좀 지쳐있는 상태였다.
외출을 즐기는 것보다 짜인 스케줄을 하나씩 해내는 느낌이었다.
아침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방전이라 운동 갈 시간도 나지 않아,
운동이 우선순위에서 가장 먼저 밀려났다.
매일 가던 운동을 못 가니 찌뿌둥하기도 하고
살이 찐 것 같아 신경 쓰였다.
그런데 몇 달간 듣던 수강이 끝나고, 드디어 2주의 평화가 찾아왔다.
드디어! 이제 고정 스케줄이 없다!!
2주 동안은 평일 낮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운동을 가도 좋고, 남편과 데이트를 해도 되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원래의 루틴대로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는데 그제야 편안함이 몰려왔다.
‘아, 이게 행복이구나.’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만족감을 오랜만에 느꼈다.
가끔 다른 사람이 루틴을 지키는 삶을 보면,
쳇바퀴 돌듯 단조로워 보이니 저걸 어떻게 매일 하지? 하고 생각했지만 , 막상 내 삶에 들여보니 이 반복이 가장 온전했다.
루틴을 지키는 삶이 제일 재미있고,
‘루틴이 제일 빅잼’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그리고 규칙적인 리듬이 주는 안정감은 불안정한 나에게 꼭 맞는 처방 같았다.
불안할 때 헬스장에 가서 유산소 30분만 해도 이내 편안해진다.
운동을 할 때마다 '운동은 정신과 약의 유일한 대체제가 될 수 있다고 했던 의사의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그 말이 머릿속에 있으니, 불안할 때도 '곧 편안해질 거야'라는 기대가 생기고,
정말 신기하게도 운동을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이 차분해진다.
요새 난 꽤 안정적인 상태다
이 효과는 마음속에 불안을 행동으로 이겨낸 예다.
그리고 루틴을 매일 이어가다 보면 나의 성장도 보인다.
일주일, 한 달, 그리고 일 년—
그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변화했는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내 노력으로 지켜낸 시간만큼 나는 성장했고, 그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난 그 내일이 아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