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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Aug 16. 2021

<다른 세계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김동은WhtDrgon. 210816 #게임기획자하얀용

리얼세계는 해상도가 다르기 때문에 현지 업체와 협업이 필요하다.


가상세계로 유명한 회사가 광복절을 기념하여 자사 콘텐츠로 한복차림의 여성 캐릭터를 태극기 배경으로 트위팅을 했다가, 여러가지 항의를 받고 해당 트위터를 지운 일이 있었나보다. 한 페친의 글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게임회사를 포함하여 가상을 다루는 회사들은 그 해상도에 익숙해진 나머지 현실의 해상도가 너무나도 높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현실의 회사에서도 팬덤/IP/세계관 하의 주민들을 상대하려다가 역풍을 맞는 것 만큼이나 가상세계 회사도 '일반인'을 상대하며 많은 실수를 한다.


'일반인'은 스스로를 일반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강남 사거리에 앉아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과 분리되어 외부인의 시각으로 사람들을 관찰할 때나 붙일 수 있는 말이다.  이들은 어딘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세계관의 사람들'이라고 간주해야한다.


둘 만의 연애편지 속 세계를 대중 앞에서 프로포즈하겠다고 외치면 이성이 도망간다. 이런 둘만의 세계와 현실접점의 순간에 대해 어떤 세계에서는 "야 당분간 다 물어보고 해라"라고 표현한다. 선생님이 등장하기 전과 후의 교실이 어떻게 같은 세계인가? 전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는 선생님은 존경받아야한다.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메타버스 시대를 그간 암묵지 형태로 있던 세계관이 형식지 형태로 사업적으로 드러나는 시대라고 규정한다.


 우리의 구성체, 아톰,실체,고기,육체가 이 물리적 세계를 딛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할 수 없지만, 고려(korea)로 대표되는 단군 민족문화와, 대한 민주 공화국, 현 정권, 태극기와 광복절은 엄연히 다 '다른 세계'이다. Dungeons & Dragons 는 현실세계를 모든 차원과 연결되어있는 'Prime Material plane'이라 부른다. 일반인의 현실세계가 바로 프라임 메터리얼이다.  


 가상의 세계가 '광복절'같은 다른 세계의 축일을 빌미로 연결점을 만들어야 한다면 웨일스의 기념일 혹은 중동의 어느나라의 종교적 기념일에 개입하는 것만큼이나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의 어떤 축일을 기념하려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자. 그때도 여성을 슬림하게 등장시켰을지, 그랬다면 또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도 생각해보면 이번 일도 단순히 '어떤 극성그룹의 트집잡기'라고 치부하여 이해 못할 일은 아닌 것이다.


 여전히 옛날의 시각을 가지고 고객을 분석하려들면 분명 '미친 것 같은 편집증의 진상 고객들이 불순한 의도로 떼를 지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며 기업을 괴롭히는 형태'로 관찰될 것이다. 부캐들은 이순간 오직 그것만을 위해 존재하는 인생을 산다. 코카콜라나 애플의 부가가치는 그들의 그 '차이'에서 나온다.  ESG도 이런 기반의 연장이지 회사상표에 초록색 잎사귀를 붙인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잘 모르겠거든 신흥종교로 간주하는 것이 속 편할 것. 인상적으로 성공한 회사들이 자기들도 모르게 세계관을 만든 후 그 세계관에 속한 주민들에게 시위를 당하거나, 다른 세계관 주민들의 공격을 받는다.


많은 서비스들이 고객과 함께 늙어가며 구시대와 함께 그렇게 저물어간다.  최소한 뉴머니를 들이는 새 서비스들은 안 그랬으면 좋겠다.


김동은WhtDrgon.

210816

#게임기획자하얀용


표지사진 : Photo by Clem Onojeghu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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