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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Aug 17. 2021

<세계관 구체화의 흐름>

김동은WhtDrgon. 200817 #게임기획자하안용

개요.

이 글은 1년전 오늘인 2020년 8월 17일 페이스북 포스팅을 옮긴 글이다.


- 매체.

매체는 ‘미디어’라고도 하는, 세계관이 사용되는 첫번째 매체를 말한다.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직비디오, 음반, 소설책, 웹툰, 코믹스, 애니메이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매체에 따라 타겟이 있는데, 사업적 이유로 매 타이틀마다 ‘타겟’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이견 및 다른 사례가 얼마든 있을 수 있지만, 게임회사에서 게임을, 영화회사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유로 대체로 세계관작업은 매체가 시작점이 된다.


- 타겟

타겟은 독자 혹은 유저라고도 하는, 매체를 통해 접근하는 고객층을 이야기한다. 모든 이들이 말하는 ‘10~60대 남녀노소’는 (대체로) 올바른 타겟이 아니다. 보통은 매체가 타겟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양한 타겟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의 웹툰 플랫폼이 어느정도 타겟범위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타겟을 가진 작품들이 있다.

타겟을 정하는 시점에서 ‘모범 고객 모델’도 만들어져서, 작품을 통해 세계관 팬덤이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 가이드도 함께 만들어지게 된다.


- 타겟 - 세대분석

회사에 사업부가 별도로 있다면 밀레니엄 세대나 Z세대, Young Z세대, Old Z세대 등등 여러가지고 세대를 조사할 것이다.

실무에서 종종 이런 세대 조사에 대한 무가치를 설파하긴 하는데, 세대조사는 유저 코호트의 기반이 된다.

직접 조사해야한다면 설사 본인이 타겟세대의 구성원이라고 해도 조사를 해보자. 특정세대는 다른 세대와 차이로 구체화된다. 이를 바탕으로 문학서사조사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재붕교수님의 ‘포노 사피엔스’ 같은 책들이 있다.


- 타겟 - 코호트

코호트는 임의의 조건으로 분류되는 집단을 의미한다.

‘드래곤볼을 좋아하는 비만화팬’이라는 식의 분류도 가능하다. 이 조건만으로도 나이,성별,국적 등을 짐작할 수 있다.

경험상 코호트에 국적과 성별, 인종은 큰 도움이 안된다. 지정학적,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라 작품이 가지는 선호취향을 잡는게 더 낫다.

월트 디즈니는 ‘(어린아이용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다’ I make them for the child in all of us” 라는 명언을 남겼다.


- 메시지

 세계관이 가져야하는 메시지를 정해야한다. 똑같은 타겟에게도 서로 다른 메시지가 주어질 수 있으며, 위로, 공감, 폭로, 저항, 순응, 인지 등의 목적을 가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세계관 작업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철학을 바탕으로 서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매체-유저집단-문학서사-메시지-> 철학과 캐릭터 순.   

 매체-타겟-코호트-메시지는 화자를 정하고, 화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정함으로서 글 한자 쓰여지지 않은 시점에서도 진행되는  ‘세계관 스토리텔링’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 메시지- 문학서사 조사

인류의 고민은 현존하는 모든 역사에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수메르 석판에도 형처럼 공부하지 않는 아들에 대한 걱정이 나온다.

신화, 전설, 문학들 철학과 연극, 고전 문화콘텐츠에서 메시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메시지의 ‘아키타입’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확인하는 작업.

세계관은 더 넓은 매체 수용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매체의 타이틀들이 가지는 유행하는 표현과 빈번하게 사용되는 클리세들을 서사로 착각하고 매몰되서는 안된다.


- 메시지 - 장르

코호트, 분류된 유저 집단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르를 고른다. 아니면 매체-사업 단계에서 장르가 정해져 있을 수 있다.

전승된 모든 장르들은 친숙한 자신의 메시지들을 가지고 있다. 무술,사무라이,웨스턴물. 무협,중세 환타지,스페이스 오페라, SF, 추리, 순정 로맨스, 형사물, 마피아물, 조선사극, 타임슬립, 이세계, 도박/게임, 경기, 학원물 등이 저마다 위로나 저항, 구원, 희망의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되갚아줌. 무술로 나쁜 짓하는 자를 무술로, 총으로 칼로 나쁜 짓하는 이들, 법과 권력으로 나쁜 짓 하는 이들에게 똑같이 법과 권력으로 되갚아주는 해소, 카타르시스를 서부물, 무술물, 사무라이물, 판관 포청천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문학서사 - 장르와 결합함으로서 메시지로 가득찬 세계관 무대가 잡힌다.


- 캐릭터

주인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체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그 주인공이 유저이기 때문에 하나이거나, 선택의 자유를 주기 위해 밸런스를 맞춘 여럿이거나, 반지의 제왕에 나온 반지 원정대의 다양한 이들로 이루어진 한 그룹이거나, 7명의 청년 혹은 5명의 소녀들로 정해져 있을 수 있다.

매체에 의해 캐릭터가 제한받기 때문에 확장매체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 확장매체

일명 ‘트랜스 미디어’. 세계관은 지금은 하나의 타이틀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성공을 통해 필연적으로 다른 매체로 확장되기 위한 작업이다.

라이트 노벨 소설은 애니화가 되고, 영화화, 드라마화, 게임화가 되고, 게임은 뮤지컬이 되고 애니메이션이 되고, 굿즈상품이 된다.

최초 여러 사업이나 예산의 문제로 웹툰으로 매체가 정해져도 세계관 설계 단계에서 웹툰에 유리한 장르와 연출을 고려하여 서사흐름을 정했어도 비중에 따라 드라마화, 영화화, 음반화될 영역을 고려해놔야 한다.

이 매체-확장매체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캐릭터와 사건이다.


- 캐릭터-사건

메시지 전달을 위해 캐릭터가 사건을 일으킨다.

사건은 곧 연출이다. 연출은 매체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애니메이션에게 유리한 사건이 있고, 드라마와 연극에 유리한 사건이 있다. 소설은 6만마리의 말을 탄 기병대가 일으키는 흙먼지를 묘사할 수 있다.

물론 극단의 예산으로 모든 것을 가능케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여전히 사건은 잘 구성되어야 한다.

사건의 연속은 시퀀스가 되고, 시놉시스가 되고 원고가 되지만, 그건 작가들이 할 일이고, 세계관 단계에서는 사건들의 ‘테이블’에 집중한다.

테이블은 사건들이 번호붙여 나열된 표이다. 작가가 시퀀스를 만들기 전까지 세계관의 사건은 슈레딩거의 고양이마냥 테이블 안에 갇혀 있다. 작가가 그 뚜껑을 열 때까진 무엇도 살거나 죽었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단편적으로 객체화 된 스토리의 사건에는 당위와 타당성, 필연적 이유들이 있지만, 세계관의 영역에서는 단편적으로 객체화 된 사건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기승전결의 스토리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매체-메시지-캐릭터-연출 중심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법 한지 그럴듯한 장면을 뽑아낸다.


-장소, 사물

사건에서 '가능한' 장소와 사물이 파생되고, 정리된다.

왜 '가능한'이라는 단서가 붙냐면 세계관 단에서는 사건이 캐릭터, 장소, 사물, 시간은 모두 분리,교체가 가능하게 객체화되어 관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릭터, 사건, 장소, 사물. 그리고 시간, 법칙 등이 추가되고, 캐릭터도 필요에 따라 종족, 크리처, 몬스터, 팩션, 조직, 집단, 타이틀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 단계에 이르러 분리 가능한 객체 관리를 위해 키워드, 즉 다양한 ‘네이밍’이 필요하게 된다.

200817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표지사진 : Pixabay로부터 입수된 John Hain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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