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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Oct 21. 2023

<가상아이돌, 가상세계, 메타버스. 가상의 설계>

#세계관제작자 김동은WhtDrgon 231021

메타버스, 재택, 전화, 이메일, 카톡.....

사람, 직원, 부캐, 캐릭터....


자주 보는 메타버스에 대한 불신 예시 중에 왜 메타버스 주장자들은 메타버스가 아니라 현실의 휴가지를 가는가? 당연히 현실이 더 고화질이니까요.   


대화보다 전화가 더 좋은 이유는 (부수적)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편리해서일 뿐이죠. 현실은 비싸고 좋은 겁니다. 그러니 대면이 공짜라면 당연히 대면을 선택하는 것이죠.  반대로 저화질이 더 부담 없긴 합니다. 전화도 부담스러운 콜 포비아도 있죠. 사람마다 그 고용량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여 소통채널을 선택합니다. 


'더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들입니다. 도시는 사람이 없으면 폐허가 됩니다. 그건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3D 캐릭터로  주민등록 등본 떼는 곳인가? 그런 불편한 짓을 누가한단 말인가? 맞습니다. 그건 용건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고 실패할 겁니다. 


현실은 육체의 필연성이 캐릭터의 필연성을 만들지만 대체현실은 '용건'과 '목적'이 더 선명해집니다. 대면은 우연이 있지만, 전화는 용건이 있죠. 하다못해 그냥 생각났다는 용건.  웹은 대체로 용건의 세계입니다. 이 '용건'과 대치되는 개념은 '구경'입니다. 


"서점에 가서 구경만 하고 정작 구매는 온라인 서점에서 산다"라고 할 때 온라인 서점은 용건이고, 서점은 구경입니다. 현실의 시장과 서점을 존재하게 만드는 힘은 '용건의 편리함'이 아니라 '구경의 의외성'이죠. 


의외성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장에는 살 물건이 있고, 마트는 용건의 편리함과 할인의 의외성이 공존합니다. 돈키호테에는 의외성이 있고, 삐에로 쇼핑에는 그게 고정되어 버렸죠. 두 번째 방문에서 의외성을 제공하지 않는 산만한 곳. 


한정된 의외성. 트럼프가 랜덤이지만 포켓몬카드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서점은 랜덤이지만 책을 만나게 됩니다. 그럼 그 한정을 묶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사명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장을 보는 사명(!)을 가진 가정캐릭터, 책을 고르는 사명(!)을 가진 독서캐릭터. 


축제이론. 축제에서 참여자들은 현실의 존재를 벗어나 축제의 참여자라는 캐릭터를 가지게 됩니다. 거꾸로 캐릭터는 축제를 규정합니다. 장을 보는 축제, 책을 보는 축제, 아이돌을 사랑하는 축제, 직능을 쌓는 회사라는 축제. 


온라인은 한정된 자원으로 편리를 추구하며 IP주소책, 짫고 강렬한 도메인주소리스트, 타겟. 검색. 키워드. 연관 키워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만 그 용건을 흩어놓기 시작한 것이 SNS와 숏폼이죠. 그곳엔 '구경거리'가 있습니다. 


웹페이지, 친구들의 소식을 구경하는 SNS,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이 '구경'을 차근차근 강화시키며 인터넷을 현실의 '구경'을 대체하는 생활공간. 즉 메타버스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습니다. 


가상세계, 가상공간, 가상캠퍼스, 가상아이돌. 우리가 지금 '가상'이라고 부르는 무엇인가를 설계하고 있다면 2가지의 결합을 계속 주시해야 합니다. 


 1. 캐릭터 + 2. 구경거리 


캐릭터 

어떤 캐릭터로 이 공간에 들어와야 하는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필연성을 가진 것은 '용건'이죠. 하지만 구경을 위한 캐릭터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서는 목적이 아닌 관심사가 필요합니다.


캐릭터 모델이 성립되면 이제 그 공간은 '그 캐릭터에 동의한 사람들'이 모이고, 이게 커뮤니티 성립조건입니다. 이제 난생처음 보는 우리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는 사람과 달리 의도를 가진 존재이죠. 활동 즉 데이터를 통해서만 유지되는 존재입니다. 달리지 않으면 러너가 아니고, 좋아요를 누르고 포스팅을 하지 않으면 살아있는 계정이 아니니까요.  


캐릭터가 만들어지면 이제 스스로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미 '역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워라밸, 힐링 등... 삶은 이 캐릭터들의 균형입니다. 가족으로서, 선후배로서, 상사부하로서, 신앙인으로서, 직능인으로서. 거기에 하나의 캐릭터를 더하는 것이죠. 


가상의 사람, 가상의 아이돌은 자신을 규정하기에 앞서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캐릭터를 규정해야 합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이 계정은 뭐 하는 계정인가? SNS 계정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팔로우한 친구들입니다. 이걸 현실에서는 '서비스 대상 고객층'이라고 합니다. 


이 캐릭터는 당연하게도 현실의 사람이 흡수하는 정보환경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삼으면 4~6년 뒤에 '성인식'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람의 관심사와 환경이 매우 크게 달라지는 시점이거든요. 


그래서 '가상 아이돌'도 영원히 젊지 않습니다. 바로 그 캐릭터를 존재하게 만드는 팬 캐릭터들의 본캐들이 나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구경거리
 어떤 구경거리를 만나게 되는가? 이 구경거리는 혼자서 만들 수 없습니다. 수많은 게임사가 함께 만들거나, 수많은 연재만화, 수많은 애니메이션 등 '업계'급이 나서야 합니다. 그러니 '모두가 창작자가 되는 세계'가 필요합니다. 


 그 '모두'를 단일한 캐릭터로 구성함으로써 다양성을 하나의 세트로 묶어야 합니다. 트럼프카드의 랜덤성말이죠. 같은 캐릭터라면 다르면서도 같은 구경거리가 만들어질 겁니다. 


용건

 용건은 가장 마지막입니다. 구경거리는 자발적 용건을 만들고, 이로서 축제에 참여하기 전과 후가 달라지게 됩니다. 마치 서점에 가기 전에는 없던 '사야 할 책'이 구경 후에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 현실에 온 사람은 온라인 서점에서 '효율적 방법'을 택하여 책을 구매하게 되겠죠. 


 디지털 휴먼을 두근거리며 기대한 지 1,2년쯤 됐으니까 이제 개화할 때죠. 팬덤은 소셜이고 사람으로 구성된 공간입니다. 그 공간을 현실로, 즉 '대체'현실로 구성할 시점인 거죠. 


 마치 생성형 AI로 창작비용이 끊임없이 낮아지는 현실이 당연한 듯, 이 역시도 2년 정도 후에는 익숙한 풍경이 되리라 생각하며 오늘 글을 남겨봅니다. 


20231021 김동은WhtDrgon.

#세계관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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