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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an 29. 2021

<세계관를 허락받는다는 의미>

부캐를 이용한 세계관 짜기 예시.


종종 하는 말인 ‘세계관은 설정하는게 아니라 허락받는 것’이라는 말은 세계관이 빼곡하게 써놓은 스펙이 아니라 (팬)dom(ain)에게 허락받은 정서를 의미한다는 뜻이다. 진정성이 없다란건 이게 없다는 말. 종교 세계관/정서없이 종교상품 만들면 안되듯.


나는 이 세계관/정서없이 기술범벅으로 만들어놓은 게임을 ‘최신 게임 엔진 예제 같다.’ 라고 표현하는데, 게임회사에서 팬덤 플랫폼 서비스 예제같은 것이 나왔나보다. 또.  


게임이 이미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쓰면 되지만,  사실 좋은 게임을 만들어놓고는 튜터리얼은 난데없이 교과서만큼 재미없는걸 덜컥 넣어놓는게 게임 개발자의 습성이긴 하다. 어디나 좋은 기획자와 좋은 기획을 펼칠 수 있는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이제는 좋은 세계관 기획자도.


그러면 그저 선언적 의미같은 '허락받는 세계관'을 만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자 이제부터 부캐로 세계관을 짜보자. 


사람들은 페르소나를 식별시키는 수많은 코드들을 '병맛'이라 부르거나, 부캐를 재미있는 놀이감정도로 생각하고 어떻게 이 병맛에 편승해서 매출을 올리나를 고민하지만, 부캐는 페르소나를 주체성을 가진 역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캐릭터는 페르소나를 인격화한 것이다. 


부캐는 캐릭터를 인격으로 대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펭수나 유산슬은 캐릭터를 인격으로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이 변화는 연구를 해보진 않았지만 사회의 수많은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변화와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이렇게 접근하면 이른바 ‘선진국’ 경쟁력의 비밀도 분석할 수 있겠다. 


본캐와 부캐의 차이는 그 사람의 인생, 즉 시간이 의무화/강제점유하느냐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 가족의 나, 학생의 나, 직장의 나. 이 3가지가 대표적 본캐(급 부캐)가 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 본캐를 둘러싼 부캐들은 항상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웃음), 나 다운게 뭔데?를 외치며 진정한 나. 즉 자아실현의 나라는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본캐가 아니냐고? 


 본캐는 부캐 부양의 책임이 있어서 생존을 책임지느라 바쁘다. 부캐들이 굶어죽는 꼴은 또 못보지. 생각해봐라. 고양이집사역이랑 회사원역이랑 뭐가 더 중한가.  가족은 생존 아니지 않냐고? 그래서 어쩌다보니 '가족의 나'가 부캐가 되버려서 인생우울한거지. 


회사 역시 마찬가지.  옛부터 말을 바꿀 뿐 같은 이야기지만,  부캐가 등장했으면 부캐 관점에서 회사가 종사자들의 부캐를 몇개나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이 부캐를 유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한다. 


회사는 돈을 받은 그 시간동안 주어진 일을 하는 '본캐'와 계약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바라는 것은 그 사람의 자아실현을 향해 달리는 진정한 나라는 부캐를 소유하기를 원했고, 부서까지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많은 돈을 받고 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과거 고객의 취향, 유행, 선호, 성별, 인종, 국가, 나이대등으로 분류했던 것들은 사라지고, 이것들을 이분들로 바꾸는 것. 페르소나를 인격으로 대우하고, 이제 몇 배나 들어난 인구의 부캐를 유치하는 방법으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 좀비를 좋아하는, 리틀포니를 좋아하는.   


직장인 아니냐고? 직장인 일하느라 바쁘다. 일 끝나고 부캐가 등장해야 넷플릭스 보는거다. 


결국 역할 - 부캐 - 부캐의 유치방법 - 부캐들의 집합이라는 부케라인을 통해  구독경제와 팬덤, 팬덤의 금손과 팬덤의 아이돌을 만드는 상업활동 뿐 아니라, 교육, 회사에서도 어떻게 '사람'에게 접근하고 강화시킬 수 있는지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 회사는 지금 직원들의 부캐를 몇명이나 같이하고 있는가 같은 시각. 어떻게 그 부캐들을 보살피나같은 생각. 


세계관이란 세계를 들여다보는 '관'이고, 지금 이 포스팅같은 것을  부캐 세계관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다.  부캐세계관의 일원이 되면  이제 막 다른 사람들에게 안보이는 세상과 사람이 현실이 된다. 


세계관은 허락해준 부캐무리들이라는 결과로서 존재하고, 그래서 세계관은 만드는게 아니라 허락받는 것이다. 허락받으면 부캐가 탄생하여 이 세계의 일원이 된다.


세계관은 이런식으로 사용되어 '(팬)도메인'을 식별,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세계관이 도메인을 만들어내나? 아니다. 시간 상으로는 먼저일 수 있지만 세계관에서는 시간이 꼭 인과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태어나서 사람됐나? 사람되서 태어났지.  


김동은WhtDrgon.  210129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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