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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WK단편선 64>불타는 망상의 광대들

by 김동은WhtDrgon

와치벨 지하철역 광장의 대형 스크린이 갑자기 검은 화면으로 바뀌었다. 잠시 후, 희미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검은 후드를 깊게 눌러쓴 인물이었다.


"FEWK국의 시민들이여!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침묵해왔다!"


목소리는 디지털로 왜곡되어 있었지만, 그 떨림은 숨길 수 없었다. 때로는 흥분에 차 고함을 지르다가도, 갑자기 속삭이듯 작아지기도 했다.

"대사국의 꼭두각시들이 우리의 자유를 빼앗았다! 오늘부터... 우리는... 그들에게 저항할 것이다!"

영상이 끝나자마자 역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복면을 쓴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혼돈이 시작되었다.


네온 빛으로 가득한 카페에서, 노마드 전사 집단의 리더 라크는 냉정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표정 아래에는 깊은 피로감이 숨겨져 있었다. 20년 동안의 저항 활동. 수천 명의 동료들이 죽어갔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이런 정신 나간 인물에게 기대고 있었다.


"저 또라이가 또 방송을 했군," 그가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혐오감과 함께 묘한 체념이 섞여 있었다.

옆자리에 앉은 나메가 물었다. "정말 그와 손을 잡아야 할까요? 너무 불안정해 보여요."

라크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의 눈에 지난 세월의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불안정하다고? 그게 바로 우리가 그를 필요로 하는 이유야. 대사국의 모든 정보부가 저 미친놈을 쫓느라 정신이 없을 거야. 그 사이에 우리는 진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진짜 목표'라는 말을 하면서도 라크는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그 목표가 무엇인지 자신이 정말 알고 있는가? 처음에는 자유였다. 그 후에는 복수였다. 이제는... 이제는 무엇인가?


"하지만 그가 우리를 배신하면요? 게다가 믿을 수 없는 말만 하는데."

"그럴 일은 없어. 저 사람은 너무 자기중심적이야. 자신이 위대한 혁명가라고 믿고 있으니까. 우리는 그저 그 망상을 이용할 뿐이야. 허풍이면 어때, 잘 통하잖아." 라크는 말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자신이 누구를 설득하고 있는지 불확실했다. 나메를, 아니면 자기 자신을?


나메는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다른 집단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요?"

라크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그럼 우리가 가장 잘 이용하면 되지."

그 말을 하는 순간, 라크는 자신이 얼마나 변했는지 깨달았다. 언제부터였을까? 그가 이렇게 냉혹해진 것은? 옳은 일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자유를 위한 투쟁이 그를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브릭스워드 궁정구의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동백국의 왕실 문장이 새겨진 깃발 아래 시린과 그의 측근들이 모여 있었다. 시린의 손가락은 와인잔의 테두리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우리 정보원에 따르면, 노마드들도 그 '예언자'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고하는 젊은 왕정주의자의 목소리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시린은 와인잔을 천천히 돌리며 미소 지었다. 연습된 미소였다. 10년 간의 망명 생활 동안 그는 많은 가면을 써왔다. "당연하지. 하지만 그들은 우리만큼 교묘하게 그를 조종하지는 못할 거야."

"정말 저런 사람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시린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뒤에는 깊은 불안이 숨겨져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왕실의 마지막 희망'. 얼마나 무거운 짐인가?

"신뢰? 아니, 필요한 건 신뢰가 아니라 통제야. 그는 유용한 바보일 뿐이야. 그의 광기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동안, 우리는 진짜 권력을 차지할 준비를 하는 거지."


시린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불길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잠시 의문이 스쳤다. '이것이 정말 옳은 일인가?' 하지만 그는 빠르게 그 생각을 밀어냈다. 너무 멀리 왔다. 돌아갈 수 없었다.

"오늘 밤, 모든 것이 시작될 거야. 그리고 우리는 그 불길 속에서 옛 영광을 되찾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옛 영광'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했던 것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 주입된 환상에 불과한 것인지 자문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의문을 가질 여유는 없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고 있었고, 너무 많은 피가 이미 흘러버렸다.


미모대사국 정보부 본부의 상황실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스크린에는 FEWK국 전역에서 발생하는 소요 사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팀장은 조용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었다. 20년 간의 정보 활동 경험을 가진 그의 직감이 뭔가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책상 위를 두드렸다. 탁, 탁, 탁. 리듬은 그의 불안한 심장 박동과 일치했다.


"이 '예언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그가 조용히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보좌관인 레스터가 태블릿을 들어 보였다. "심리 분석에 따르면, 그는 천재적인 지능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망상 장애와 자기애적 성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가 일으키는 소요는 그의 정신 상태에 비해 너무 조직적입니다. 여러 세력이 그를 추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팀장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 그의 머릿속에서 과거의 실패들이 스쳐 지나갔다. 매번 그들은 늦었다. 매번 그들은 다음 재앙을 예방하지 못했다. 그의 경력은 성공보다는 실패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 실패마다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이 희생되었다.

"이건 단순한 반란이 아니야. 더 깊은 무언가가 있어."

그의 목소리에는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이번만큼은, 그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만큼은, 그는 시간 안에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직접 가봐야겠어. 저 광대의 실체와, 그 뒤에 숨은 세력들을 파악해야 해."

팀장의 결정은 프로토콜에 어긋났다. 그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직접 현장에 가는 것은 정보부의 관행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규칙에 얽매일 시간이 없다고 느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자신의 나이를 느꼈다. 은퇴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그의 마지막 임무가 될지도 모른다.


레스터의 눈이 이상하게 빛났다. "제가 동행하겠습니다."

팀장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레스터에게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의 열정은 지나쳤고, 그의 눈빛은 때때로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니, 너는 여기서 상황을 감시해. 내가 연락할 때까지 아무에게도 내 위치를 알리지 마."

레스터의 얼굴에 실망감이 스쳤지만, 그는 빠르게 표정을 숨겼다.


팀장이 문을 닫고 나가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생을 나라에 바쳤다. 그러나 종종 그는 자문했다. 그가 보호하려는 '나라'는 정말 보호할 가치가 있는가? 정치인들의 부패, 관료주의의 비효율성, 끊임없는 전쟁과 갈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가 아는 유일한 삶이었기 때문이다.


--


너무도 평범한 서민구의 주택가. 팀장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정보원의 제보에 따르면, '예언자'는 이 근처에 쪽방 하숙으로 위장한 은신처를 두고 있었다. 이 정보가 생각보다 쉽게 입수되어 의심스럽긴 했지만, 이삼중으로 확인해도 틀림없이 여기였다.


그가 낡은 도어를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벽에는 FEWK국 전역의 지도가 요란하게 스크랩되어 색색의 실과 압정으로 연결되어 잔뜩 붙어 있었고, 빨간 핀으로 표시된 지점들이 많았다.


방 중앙에는 한 남자가 큰 모니터 앞에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다음은... 비즈니스구... 그래,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돈 잃는 거지... 서민구를 선동해서..."

그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변했다.

"아니, 아니, 먼저 궁정구에 혼란을... 왕정주의자들이 움직이면..."

팀장은 조용히 그를 관찰했다. '예언자'의 행동은 분명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다. 그러나 팀장의 눈길은 곧 책상 위에 놓인 최첨단 통신 장비로 향했다. 그것은 일반 시민은 물론, 심지어 대부분의 정부 기관도 접근할 수 없는 수준의 장비였다.


무언가 이상했다. 팀장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져졌다. 이런 장비는 어디서 온 것인가? 누가 제공한 것인가? 그리고 왜? 이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 행동을 보이는가?

갑자기 '예언자'가 돌아섰다. 그의 눈이 팀장과 마주쳤다.


"오! 손님이 오셨군요."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맑아졌다.

"미모대사국 정보부 팀장님, 드디어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팀장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의 경험이 그를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준비시켰다. "당신이 '예언자'군요."

남자는 과장된 절을 했다. "그게 내 최근 직함이지요. 전에는... 음, 많은 이름으로 불렸어요."


팀장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모든 감각이 경계 상태에 있었다. "이 모든 장비는 어디서 구한 건가요? 민간인이 가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

'예언자'는 미소를 지었다. "나에겐 많은 후원자가 있어요.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나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는 키득거렸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조종하고 있죠. 재밌지 않나요? 모두가 서로를 이용하려 하는 거대한 게임..."

팀장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는 수많은 거짓말쟁이와 미치광이를 상대해왔다. 하지만 이 사람은 달랐다. 그의 광기에는 어떤 패턴이 없었다. 그것이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누가 당신을 후원하고 있죠?"

"궁정구의 왕정주의자들, 노마드 전사들, 서민구 혁명가들, 아카니스트 러너들... 모두요. 각자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나를 필요로 하죠. 그들은 나를 통해 자신들의 더러운 일을 처리하려고 해요."


'예언자'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당신이 정말 알아야 할 건 이거예요. 내가 이 모든 사람들에게 복수할 거라는 거."

"복수?" 팀장의 마음에는 경고 신호가 울렸다. 복수심은 가장 위험한 동기 중 하나였다. 그것은 사람들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들은 나를 미친놈 취급해요. 그들의 계획을 위한 도구로만 생각하고. 하지만 난 모든 걸 기록하고 있어요. 모든 대화, 계획, 음모를...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모든 걸 공개할 거예요."

그의 눈빛이 변했다. 미친 듯한 열정이 담겨 있었다.

"그들이 서로를 물어뜯게 될 거예요. 아름답지 않나요?"


팀장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사람의 계획은 단순하지만 치명적이었다. 그는 모든 저항 세력을 서로 대립하게 만들려 하고 있었다. 그런 혼란은 수천 명의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다. "그런 행동이 당신에게 어떤 이득을 줍니까?"

'예언자'는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이득? 아, 팀장님. 당신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군요. 난 그저..똑똑함을 주체하지 못할 뿐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팀장은 깊은 공포를 느꼈다. 그는 수많은 권력에 굶주린 사람들,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광신자들, 돈에 눈이 먼 범죄자들을 상대해왔다. 그들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저 혼란 자체를 원했다. 그리고 유난한 똑똑함에 대한 집착. 그것은 팀장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때, 스크린에서 콜이 떴다. 비밀 통신이라며 대중적으로 유명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장비로 저런 프로그램을 쓴다고?"

혹시 카메라 범위에 들어갈지 몰라 팀장이 급히 숨을 곳을 찾는 사이, 창이 열리며 노마드 전사들의 리더인 라크가 화면에 떴다. 그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고, 눈에는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


"왜 계획을 바꿨지?" 라크가 화를 내며 물었다. "우리는 내일 움직이기로 했었잖아!"

라크의 목소리에는 피로감이 묻어났다. 그의 어깨는 무거운 짐을 진 사람처럼 쳐져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이 싸우고 있는 이유를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야 했다. 너무 많은 동료들이 이 길에서 죽었다.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할 수는 없었다.


'예언자'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갑자기 위엄 있고 단호해 보였다.
화면에는 검은색 바탕에 SOUND ONLY가 붉은 글씨로 떠있었다. 특별한 기능이 아니라 일부러 만든 프로필 이미지였다. 조잡하다고 느끼며 벽의 스크랩과 붉은 선의 정보를 엿본 팀장은 그곳에서도 동일한걸 느꼈다. 이건 정보가 아니라 조잡한 소품 장식들에 불과했다.


"상황이 바뀌었어. 궁정구에서 움직임이 포착됐어. 그들이 먼저 행동하려고 해."

"그 망할 왕정주의자들!" 라크가 주먹을 쥐었다. 그의 손등에 있는 정맥이 튀어나왔다. "항상 우리를 배신해."

라크의 분노 아래에는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배신과 비극을 겪어왔다. 그의 마음은 더 이상 누구도 믿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예언자'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해. 오늘 밤, 와치벨 중심가에서..."

그는 상세한 계획을 설명했다. 팀장은 모든 것을 듣고 있었다. 노마드 전사들이 공격할 장소와 시간, 방법까지. 그리고 그는 라크의 눈에서 희미한 의구심을 발견했다. 이 남자도 '예언자'를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너무 깊이 개입되어 있었고, 후퇴할 곳이 없었다.


라크가 떠나자, 팀장이 뭐라고 말을 걸기도 전에 시린의 콜이 화면을 채웠다.

시린의 눈에는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그는 고급 양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 아래로 보이는 그의 손목은 마르고 힘줄이 튀어나와 있었다. 망명 생활의 흔적이었다.


놀랍게도, '예언자'는 그에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했다.

"노마드들이 우리 계획을 알아챘어. 그들이 오늘 밤 와치벨 중심가를 공격할 거야."

시린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눈에 공포가 스쳤다. 모든 것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 그는 실패할 수 없었다. "어떻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우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들이 혼란을 일으키면, 우리는 그 틈을 타서..."

이번에도 그는 완전히 다른 계획을 설명했다.


팀장은 이제 이해했다. '예언자'는 모든 집단을 서로 충돌하게 만들고 있었다.


시린은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의 마음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꼈다. 동백국의 미래, 그의 가문의 영광, 수십 년간의 노력과 희생... 모든 것이 이 순간에 달려 있었다. 그가 망설이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었다.


여러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저항 세력들이 차례로 그를 찾아왔다. 그리고 매번, 그는 각 집단에게 다른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오늘 밤 와치벨 중심가에서 만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각자는 다른 집단이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팀장은 모든 지도자들의 얼굴에서 같은 표정을 보았다. 의심, 두려움, 결의, 그리고 피로. 그들 모두는 자신들의 길에 갇혀 있었다. 돌아갈 수 없고, 멈출 수도 없었다. 그들의 추종자들, 그들의 이념, 그들의 과거... 모든 것이 그들을 앞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마침내 모두가 떠났을 때, '예언자'는 키득거렸다.

"보셨나요, 팀장님? 이것이 내 걸작이에요. 오늘 밤, 모든 가면이 벗겨질 거예요."

그는 커다란 빨간 버튼이 있는 장치를 가리켰다. 그 장치에는 어떤 선도 연결되어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선장비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차라리 매니아들의 수집품에 가까운...


"이걸 누르면, 모든 집단의 비밀 계획과 대화 내용이 FEWK국 전체에 방송될 거예요. 그들이 서로를 어떻게 배신하려 했는지, 어떻게 나를 이용하려 했는지..."

팀장은 조용히 물었다. "그들이 당신을 죽이려 들 텐데."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는 이 모든 일이 끝날 때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르게 될지 상상했다.

'예언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전에, 그들은 서로를 죽일 거예요. 그게 더 재밌잖아요?"

팀장이 한 발짝 다가섰다. 그의 눈에는 깊은 피로감과 함께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당신은 미쳤군."

"미쳤다고요? 아니요, 팀장님. 난 그저 거울일 뿐이에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비추는 거울."

팀장은 그를 설득하려 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드물게 감정이 묻어났다. "수백 명이 죽을 수도 있어요. 무고한 시민들이..."

팀장의 마음에는 과거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가 막지 못했던 테러, 그가 예방하지 못했던 내전, 그가 구하지 못했던 목숨들. 그는 더 이상 실패할 수 없었다. 이번만큼은, 그는 비극을 막아야 했다.

'예언자'의 눈에 광기가 번뜩였다. "무고한? FEWK국에 무고한 사람은 없어요. 모두가 이 썩은 게임의 일부죠. 이 불온분자들이 서로를 해치면 미모대사국에게도 좋은거 아닌가? 나에게 고마워해야죠. 기왕이면 정보부에서 고용해주면 더 좋고... 인턴이라도 좋아요."


그때, 그의 통신 장치가 울렸다. 메시지를 확인한 그의 표정이 변했다.

"시간이 됐군요. 쇼를 시작해볼까요?"


===


와치벨 중심가는 혼돈의 도가니였다. 각기 다른 저항 세력들이 모여들었고, 모두가 경계심에 차 있었다. 노마드 전사들은 동쪽에서, 왕정주의자들은 서쪽에서, 서민구 혁명가들은 남쪽에서, 아카니스트 러너들은 북쪽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라크는 자신의 병력을 이끌며 도시의 그림자 속에서 조용히 움직였다. 그의 심장은 무겁게 뛰었다. 20년간의 투쟁 끝에, 오늘 밤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자유? 복수? 아니면 그저 관성일 뿐인가?

"라크, 왕정주의자들이 이미 위치에 있습니다," 나메가 보고했다. "그들이 설치한 것 같은 장치들이 보입니다."

라크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예상대로군. 그들은 항상 우리를 배신했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자신이 지금 정확히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도 배신자였다. 모두가 배신자였다. 그리고 그것이 라크를 괴롭혔다.

한편, 시린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마지막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보여줄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동백국의 마지막 희망. 그 짐은 때때로 그를 질식시켰다.


"노마드들이 덫을 설치했습니다," 그의 정찰병이 보고했다. "그들은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시린의 눈에 분노가 타올랐다. "항상 그렇군. 그들은 결코 우리를 신뢰하지 않았어."

그 말을 하면서, 시린은 자신도 정확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결코 노마드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을 도구로만 보았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서로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전자 디스플레이가 검은 화면으로 바뀌었다. '예언자'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FEWK국의 시민들이여! 오늘 밤,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예언자'는 그 붉은 버튼과 실행버튼을 동시에 눌렀다.

화면이 바뀌었다. 어설프게 스크린을 직접 찍은 화면이었다.


노마드 리더 라크와 '예언자'의 대화가 재생되었다.

"왕정주의자들을 함정에 빠뜨리고, 우리가 모든 권력을 차지할 기회야."

라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의 부하들이 그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시린과의 대화가 나왔다.

"노마드들은 원시적인 야만인일 뿐이야. 그들을 이용해서 대사국의 주의를 돌린 후, 우리가 진짜 힘을 장악할 거야."

시린은 그 말을 들으며 얼어붙었다. 그는 자신의 말이 공개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의 추종자들의 얼굴에서 배신감이 읽혔다.


하나씩, 모든 저항 세력 지도자들의 비밀 대화가 공개되었다. 각자가 다른 집단을 배신하려 했던 계획, 서로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던 음모가 모두 드러났다.

광장에 모인 저항 세력들 사이에 동요가 일었다. 그들은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예언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보았느냐? 그들은 모두 당신들을 이용하려 했다! 그들에게 당신들은 그저 도구일 뿐이다! 이제 진정한 적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광장에서는 긴장이 폭발했다. 첫 발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동맹이었던 집단들이 서로를 향해 무기를 겨누었다.


라크는 혼란 속에서 자신의 부하들을 보호하려 노력했다. "후퇴해! 모두 후퇴해!" 그가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20년의 투쟁이 이렇게 끝나다니. 배신과 불신 속에서.

시린 역시 자신의 세력을 무너지지 않게 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진정해! 이건 함정이야!" 그가 외쳤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불신의 씨앗은 이미 심어져 있었고, 그것은 빠르게 자라나고 있었다.


미모대사국 정보부 본부에서, 레스터는 와치벨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흥분이 어려 있었다.

"놀랍군..." 그가 중얼거렸다. "한 명의 정신병자가 어떻게 이런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

옆에 앉은 분석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팀장님은 아직 연락이 없습니까?"

레스터는 무관심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없어."

"염려되는군요. 저 한가운데 계실 수도 있는데..."

레스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팀장님은 노련하신 분이야. 살아남을 거야."

그는 태블릿을 들어 무언가를 빠르게 작성했다. "이건 정말 흥미로운 사례 연구가 될 거야. '사회적 혼란을 통한 권력 구조의 재편성'... 어때?"

분석관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이 난리인데..."

"물론 안타까운 일이지. 하지만 우리가 이런 패턴을 연구해야만 미래에 방지할 수 있지 않겠어?"


와치벨 중심가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 '예언자'는 그의 은신처에서 모니터를 통해 혼란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기이한 만족감이 어려 있었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팀장님?" 그가 팀장에게 말했다.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순간은 언제나 경이롭죠."

팀장의 눈에는 깊은 슬픔이 서려 있었다. 그는 많은 비극을 목격했지만, 이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이건 당신에게도 끝이야. 당신이 더 이상 쓸모없어지면, 그들은 당신을 버릴 거야."

'예언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버린다고요? 그들은 이미 서로를 죽이고 있어요. 내가 이긴 거죠."


팀장은 그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수십 년간의 경험에서 오는 지혜가 깃들어 있었다. "그럼 이제 뭘 하려고? 이 모든 혼란 이후에, 당신에게 남는 건 뭐지?"

'예언자'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 그의 눈에 불확실함이 스쳤다.

"나는... 음... 새로운 세상을 만들 거야. 그래, 모든 것이 불타버린 후에..."

팀장이 고개를 저었다. 그의 목소리는 피로했지만, 그 안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당신은 아무것도 만들지 못해."

"그렇죠. 저는 오직 파괴만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저주받은 운명이죠."


그때, 밖에서 굉음이 들렸다. 대사국들의 진압부대가 도착한 것이었다.

'예언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벌써? 아니,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팀장이 미소 지었다. 그것은 승리의 미소가 아니라, 깊은 슬픔과 체념이 담긴 미소였다. "내가 오기 전에 모든 정보를 본부로 전송했어. 당신의 계획도, 이 장소도."

"배신자! 난 당신을 존중했는데!" '예언자'가 소리쳤다.

"아니, 난 처음부터 내 역할을 다했을 뿐이야. 너처럼 이상한걸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 미모대사국이 무슨 너같은 미친 집단인줄 알아? 소요를 즐기게?"


팀장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는 이 상황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불가피한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본성에는 어둠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어둠은 때때로 표면으로 올라온다.

건물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특수부대가 진입하고 있었다.

'예언자'는 미친 듯이 탈출구를 찾았다. "이럴 순 없어... 내 계획은 완벽했는데..."

딱히 탈출구나 그런건 없어보였다.


대령대사국과 미모대사국의 군대가 "평화 유지"라는 명목으로 진입했다. 저항 세력들은 내부 분열로 인해 쉽게 제압되었다. 지도자들은 체포되었고, 조직은 와해되었다.


라크는 작은 감방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생겨 있었고, 그의 눈은 공허했다. 20년간의 투쟁. 그리고 이것이 그 결말이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그 모든 희생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라크는 감옥 창문을 통해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공허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싸웠고,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더 이상 기억할 수 없었다. 그의 투쟁은 그에게서 인간성을 빼앗아갔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큰 비극이었다.


시린 역시 체포되었다. 그의 왕관 꿈은 이제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자신이 평생 따라온 환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했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모두 무의미했다.

시린은 자신의 감방에서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의 꿈은 이제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자신이 왜 그토록 집착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왕관? 권력? 영광? 그것들은 이제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는 무엇을 위해 그의 인생을 낭비한 것인가?


'예언자'는 체포되었다. 신원 확인과 심문 과정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난 사실 대령대사국의 최고위 비밀 요원이야," 심문실에서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 모든 건 국가적 실험의 일부였어."

다음 심문에서는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아니, 진실을 말할게. 난 (주)신성의 비밀 프로젝트 책임자야. 우린 인간 행동 패턴을 연구하고 있었어. 수조 원짜리 프로젝트지."

또 다른 심문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사실 난 미래에서 왔어. 2217년에서 과거의 시간선을 수정하기 위해 파견됐지."

그의 거짓말은 멈추지 않았고, 심문관들은 결국 그에게서 어떤 일관된 정보도 얻어낼 수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신원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정보부의 광범위한 조사에도 그에 대한 과거 기록은 거의 없었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는 정신병도 아니고, 직업을 가진적도 없고, 무언가 한적없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지막 심문에서 팀장이 직접 그를 찾아갔다.

"이제 그만해. 네가 만든 혼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알아?"

'예언자'는 팀장을 빤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죄책감이라도 느끼라는 말씀인가요?" 그의 목소리는 갑자기 지나치게 공손해졌다. "내가 똑똑해서 속인 거고, 저들이 멍청해서 당한 건데, 무슨 죄책감이요? 똑똑한 내가 반성하는 건 불공평하지요. 팀장님이면 좀 똑똑할 줄 알았더니, 팀장님도 나에게 속았군요. 이런이런..."

그의 말투는 어딘가 어색했고, 마치 연습한 것처럼 부자연스러웠다. 팀장은 소름이 돋았다. 이 사람은 인간의 감정을 흉내 내고 있었다.


결국 그는 어떤 기관에도 수용되지 못했다. 정신병원은 그가 멀쩡하다고 판단했고, 판사는 그가 한 일이 딱히 없다는데 놀랐고, 구치소는 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난색을 표했다. 결국 그는 풀려났다.

와치벨의 굴다리 밑에서 "나는 대천사의 거울이다! 그들의 추악함을 비추는 심연..." 이라며 외치며 지금도 근처 식당에서 비밀리에 수십억의 자금관리를 지금도 자문한다는 늙은 노숙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었다.


미모대사국 정보부 본부에서, 팀장은 피로한 얼굴로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상처와 회의감이 서려 있었다. 그는 조직된 소요 사태를 막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이 진정한 승리인지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의 평생의 임무였던 '평화 유지'는 때때로 더 많은 폭력을 가져오는 것 같았다.


레스터가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팀장님," 레스터가 말했다. "덕분에 FEWK국의 모든 저항 세력을 한 번에 제압할 수 있었어요."

팀장은 대답 없이 계속 보고서를 읽었다.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이것이 성과인가?

"제가 '예언자'에 대한 심리 분석과 그의 기법에 대한 연구를 정리했습니다," 레스터가 태블릿을 내밀었다. "우리도 그 신박한 천재와 비슷한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불안정한 개인을 이용해 적대적 집단을 분열시키는..."


팀장이 갑자기 태블릿을 쳐냈다. 기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의 눈에는 분노와 피로가 뒤섞여 있었다.

"당신은 아직도 이해를 못 하는군," 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건 게임이 아니야. 정보 활동은 장난이 아니라고!"

레스터는 놀란 표정이었다.

"사람들이 죽었어. 무고한 시민들이. 이건 프로파간다도 정치활동도 아냐. 그냥 또라이의 반달리즘이지. 그리고 당신은 그걸 '사례 연구'로 삼으려고? 역시 당신을 인턴으로라도 고용한 건 실수였어."

팀장은 문을 가리켰다. "나가. 넌 해고야."


팀장은 자신의 사무실 창가에 서서 그 연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깊은 피로감이 서려 있었다. 평생을 정보 활동에 바친 그는 이제 자신의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의문을 품었다. 그는 수많은 위기를 막았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정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는가?


레스터는 얼굴이 붉어진 채 사무실을 나섰다. 복도를 걸으며 그는 분노에 떨었다.

"미친 공무원...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정보를 발견했는데..."

레스터는 주머니에서 작은 장치를 꺼냈다. '예언자'가 사용했던 것과 비슷한 통신기였다. 그는 이것을 어떻게 구했는지 자신도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도 증거물 보관소에서 몰래 가져온 것 같았다.

"이 장치만 있으면..." 그는 통신기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이씨. 내가 무려 정보팀장 보좌관까지 했는데 날 무시해? 팀장이 나를 내쳤어? 저 새끼를 어떻게 엿을 먹일 수 있을까..."

"팀장님은 스스로 참 똑똑하다고 생각하시나본데.." 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하지만 저보다 똑똑하진 않으신가 봐. 이제 제가 얼마나 똑똑한지 보여드릴 테니까요.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 같은데..."

그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고, 그의 얼굴에는 '예언자'가 가졌던 것과 똑같은 광기 어린 미소가 번졌다.


FEWK국의 하늘에 검은 연기가 여전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불타는 제국의 광대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모습을 바꾸어 계속 존재할 뿐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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