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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Nov 18. 2019

<게임,게이머,게임제작자는 끝났다.>

170215 #게임기획자하얀용 김동은WhtDrgon. 

<게임,게이머,게임제작자는 끝났다.> 라는 건방진 낚시 제목으로 포스팅을 하나 남기고 싶은데 이리저리 담길 것이 많고 논쟁의 여지도 있는데 증명이 안되니 나중으로 미뤄야겠다.....라지만, 나중을 위해 요약이라도 좀 해놓자.


게임은 발전을 거듭하여 대중 문화의 선두에 선 것처럼 보이는데, 아직은 양적 팽창일 뿐으로, 기존의 대중문화들과 결합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게임은 더욱 화려하고 예능화되어간다. 이건 게임만이 아니다. 정치와 교육도 모두 예능화되어간다. MCN등 여러가지 변화를 말하지만 그냥 예능화되고있다고 보면 단순해진다.


예능수요가 부족해서 가수,배우, 아나운서... 모조리 예능MC에 투입되고, 그래도 부족해서 일반인도 전문화되어 유입된다. 당분간 세상의 주역은 엔터테이너.

게임도 예외가 아닌데, 모바일 덕에 진정한 1인1PC시대가 되어 게임이 대중화되었지만 정말 그럴까?

영화감독과 아이돌 가수, 배우 등이 제작 발표회에 등장한다. .
누군가는 그게 무슨 게임인가? 라고 투덜 댈 수 있고, 내가 해봤는데 역시 그건 게임이 아니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또 누군가는 '빠순이들 빨아먹으려고...'운운할지도 모른다. 주 수요자를 부정하긴 힘들겠지만 어떤 이들이 '빠순이'라고 폄하하는 부류는 영화,드라마,장르소설,만화와 더불어 대중상업문화의 전통적 한 축인 쇼 엔터테인먼트의 팬들이다. 그 뒤를 잇는 신흥시장으로 서브컬처에서 탈피하여 대중화되고 있는 재페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이 있다.

게임이 대중화된다는 뜻은 모든 대중 문화 엔터테이너들에게 그 문호가 개방된다는 의미이다. '원래 게임'이 게이머들을 위해 추구했던 로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게이머들은 더이상 의미있는 고객이 아닐 수 있다. 타겟으로 하는 대상고객의 90%가 비게이머라고 생각해보자.

이는 게임만이 아니다. 가수는 앨범을 파는데, 그 구매자의 절대다수는 앨범을 재생할 기계를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요즘 누가 CD로 음악듣나? 그럼 이제 가수의 수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멜론수익금? 유튜브 광고료? 행사. 콘서트. CF 등.

스케줄을 소모하는 활동은 수익을 무한대로 늘려주지 않는다. 다각도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공중파/케이블 혹은 각종 '오리지널'들의 드라마. 예능. 혹은 무언가. 유튜브방송. 팟캐스트..... 그리고 게임이 있다.

이 시점에서 게임은 채널이다. 이 채널의 컨텐츠를 이끄는 사람이 꼭 게임기획자여야 할 필요가 없다. 치밀한 설정과 정밀한 질서를 요구하는 게이머가 고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 기획자. 대중 게임 컨텐츠 기획자는 더 배워야 한다.

나는 기획단계에서 일반유저-플레이어-게이머-멤버로 나누고 각각을 위해 컨텐츠와 시스템을 제각각 짜고 있는데, 일반유저와 플레이어 사이는 '뷰어'라는 등급을 신설해야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반면 게이머는 빼버리고 플레이어에서 멤버로 옮기고 싶은 유혹을 받고 있다. 거추장스럽고 방해된다.

유저 : 앱 사용자. 일반인. 필요하면 게임이라고해도 할 사람.
플레이어 : 게임의 흐름에 따라 조작을 할 수 있는 사람.
게이머 : 전략적으로 설계된 치밀한 규칙을 이용하는 사람.
멤버 :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 길드원. 정공. 장로들.
뷰어 : 컨텐츠만 즐기고 싶은 사람. 게임방송시청자. HCG콜렉터들.

99년의 DSLR열풍을 생각해보자. DSLR은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를 대중에게 전파시켰고, DSLR기종이 좀 잘 팔리는 보상을 받았다. 그뿐이다.350D가 아직 현역이다. 물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대중에게 넘어갔고 훌륭한 역할을 하고 구매의 길을 열었지만 내일 니콘이나 캐논이 망했다고해도 너무 많이 놀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훌륭한 회사들이고, 뛰어난 기술과 훌륭한 제품이 있는데 그거 업자들. 이른바 전문가용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진을 사랑하는 일부 매니아들이 있다.

일부 매니아. 게임도 그렇다. '원래게임이 말이야'를 논할 수 있는 게이머는 그 속성을 가진 게임에 (사업계획에 의미를 가지는) 돈을 쓰지 않는다. 돈을 쓰는 고래는 달성이나 획득, 투자, 조직구성용이다. 유저와 플레이어,뷰어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스팀에서 참조 제공하는 게임 평가값 중에 메타스코어라는 것이 있는데, 80점대 이상의 고득점 게임 태반이 고리적 게임이다.
https://www.metacritic.com/game/pc/thief-ii-the-metal-age?ftag=MCD-06-10aaa1f&fbclid=IwAR0O1923ucK7TTC43POnZrKi0RamNxRSVcT558M3fIhMD1qUQqdeLaeMw8A 
과거의 시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원래게임'의 가치는 -그들의 젊은- 한 때를 풍미했던 상업트렌드일 뿐이다.

메타스코어는 변별기능을 상실했고, 각 게임의 '긍정'들이 그 역할을 대체한다. '압도적 긍정' '대체로 긍정'
(http://store.steampowered.com/app/294100/ 의 우측.)
이 '메타스코어' 가 '게이머'의 지위를 상징하고 있다고 본다.

게임 제작자는 게이머를 위한 게임을 만들 수 없다. 돈도 안되고. 무엇보다 대비 기대 매출이 있다. MMORPG가 기백억대였지만 모바일은 몇천이었다. (지금은 다시 백억대가 됐고.) 글자게임 쥬라기공원2가 월 2천을 벌어 신문에 났는데 지금 누가 월 2천벌려고 글자게임 만드나.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94110800209134005&editNo=45&printCount=1&publishDate=1994-11-08&officeId=00020&pageNo=34&printNo=22678&publishType=00010&fbclid=IwAR150gRGLd9PTnxeelu2vEyWPv96kErB0D42Ln3lL9mXR9PQsnKer86C_Ck


패키지게임은 3천~5천카피, 간혹 1~2만카피를 팔았는데, 지금이라면 킥스타터로도 그 10배는 팔 수 있다. 그런데 왜 패키지 게임은 안만들까? PC방 인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10년전 게임이 아직도 1~20위를 고스란히 차지하고 있는데 왜 안만들까?
매니아적인 작은 게임? 그게 정말로 돈이 될까? 철썩같이 믿고 있는 '나같은 매니아들'이 과연 돈을 줄까?

게이머조차 그런 게임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게임제작자가 게이머를 위한 게임을 만들지 않으면. 게임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원래 게임이란건...'이라고 말할 때의 그 '원래게임'.

'원래게임'이 간혹 대를 이어 가고 그것을 '훌륭한 게임은 영원하다'라는 증거로 삼지만, 그때 옮겨지는 것은 IP라는 컨텐츠이지 게임이 아니다. (간혹 예외가 있는데 그건 인류의 발견급이다. 그 급수를 이기려면 바둑을 발명해야 한다.) IP가 세대를 이를 때는 둘 중 하나를 가진다. 현재 아이들의 형식을 가지거나, 그때 아이였던 어른들을 쫓아가거나.

이게 어정쩡하면 망한다. 고전 팬들에겐 낯설고 조잡하고, 신규 팬들에겐 후지고 촌스러운 게임이 된다.

아이였던 어른을 쫓아가는 예로 메이플스토리2라는 훌륭한 예가 있다. 혹시 현재 아이들을 감동시키는데 성공하면 매니아들은 '원래 X는 이런게 아냐! 세속에 트렌드에 물들었어!'라고 불평한다. 리니지VR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기억하는 원래 리니지가 준 감동따위는 없다고 느낄 것이다. 사실 그 X는 그 시절의 트렌드 선봉이었다. 아저씨게임 리니지가 당대 장르 최고의 그래픽퀄리티였음을 상상해보자.

게이머는 말 많고 눈은 높은데, 구매력도 없고 지불의지도 없다. 게이머가 존재한다는 뜻은 자기들 취향의 컨텐츠를 내면 대중적 퀄리티에 관계없이 (제작자의 생계비를 포함하여 검소하게 절약한) 제작비를 채울만큼의 터무니없는 금액을 내줄 집단이 있다는 말이다. 사업적 의미를 가질 고구매력 소수정예 집단이 있나?
(유명하지도 않은 모바일 유료 인디게임을 20달러주고 사거나 매 시나리오를 50달러씩 주고 사는걸 상상해보자. 차라리 TRPG 서적 쪽이 책 한권당 5만원을 지불한다.
https://dnd.wizards.com/products/tabletop-games/rpg-products/tales-yawning-portal?fbclid=IwAR04BgJxrttL55RvT5BE4HAzs7Kd07mUho36YsRwjnjotmby_U0WoDCf_OE

원래(또는 올드스쿨) 게임제작자는 대중예능기술이 없다. 게임오덕은 게임은 혹시 만들어도 게임예능은 만들 수 없다. 예능은 그들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일반 대중성. 그런데 대체로 그들은 거기서 벗어난 사람들이다. 십대 아이돌과 통속 드라마를 싫어한다.

그리고 옛 애인 게임은 이제 대중스타로서 게임엔터테인먼트라는 신분을 가졌다.그러니 게임도 없다.

TV로 그녀를 지켜보며 소주잔+크-
"참하고 똑똑하고 깊이있던 그녀가 대중에게 유명해지더니 그만.. "

그리고 그녀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어떤 바램과는 다르게 볼거리와 예술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감동예술흥행대작을 만들어낼 것이고, 오스카상 수상같은 사회적지위를 얻어내는 모습을 보게되겠지. 그때가 되면 쟤들 불쌍하니까 도와주자며 돈 얼마씩 걷어서 기금을 만들어 줄지도 모르겠다.

물론 세상에는 범인들의 뻔한 예측을 깨부수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컨텐츠가 반드시 발생하지만 게임 하나 만들면서 매번 기적이 있어야 유지되는 사업이란건 너무 잔인하다. 특히 투자자들에겐.
https://www.facebook.com/whtdrgon/posts/1205968016102708


좋은 회사에서 철야하고 있다면 세상이 급속히 좁아지는 것을 모르기 쉽상이다. 이걸 체감할 때는 퇴직한 이후인데, 아시다시피 게임회사 평균 근속이 그리 길지 않음을 절실히 느껴오고 있다.

그래서 모든것을 버려두고 가방 두개만 든 채 다리를 건너는 느낌.
.

김동은WhtDrgon. 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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